많은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청이 계시의 비밀을 숨기고 있다고 믿고 있으나, 생존해 있는 유일한 목격자인 로리스 카포빌라 대주교(91)는 그런 비밀은 없다고 단언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세 가지의 `파티마의 비밀들'에 관해서는 당시 세 명의 목동 중 하나였다가 나중에 수녀가 되었던 루치아 도스 산토스가 언급한 뒤, 1941년에 그 중 두 가지 비밀을 공개한 바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첫 번째 비밀은 지옥에 관한 계시였고, 두 번째 비밀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소련 공산주의의 몰락을 예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도스 산토스 수녀는 1959년에 세 번째 비밀을 담은 편지를 당시 교황 요한 23세에게 비밀리에 전달했다. 당시 개봉됐다가 재봉인된 이 편지는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개봉되었고, 교황청은 세 번째 비밀은 1981년에 있었던 터키인의 교황 암살 시도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톨릭 신자들은 마지막 계시를 공개했을 경우 뒤따를 정신적 공황 상태를 피하고자 교황청이 그 것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 의구심이 더욱 증폭되게 된 계기는 지난 1984년 현재 교황인 요세프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이 한 인터뷰를 통해 그 세 번째 비밀이 "기독교의 신앙과 생활을 위협하고 그래서 세계를 위협하는 위험들과 우리의 최후의 날들의 중요성"에 관한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라칭거 추기경은 "이 세 번째 비밀에 담긴 것들은 성서에 나온 것과 일치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또한 `파티마의 네 번째 비밀'의 저자이자 언론인인 안토니오 소치는 자신이 그 문제를 조사하고자 했으나, 교황청 접근을 거부당했다고 주장해 교황청의 설명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교황청 국무장관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은 올해 초 그런 `음모론'을 "순진한 상상"이라고 말했고, 카포빌라 대주교도 11일 "파티마의 비밀은 2개도 아니고, 4개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카포빌라 대주교는 1959년 교황 요한 23세가 세 번째 비밀에 관한 편지를 개봉했을 때 곁에 있었다.
카포빌라 대주교는 "1959년에 내가 읽었던 글은 교황청이 공개한 글과 동일하다"면서 "그런 음모론들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봤지만, 그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