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세상에 나온 따끈따끈한 DVD 타이틀을 한아름 사거나 빌려다 컴퓨터나 DVD 플레이어에서 틀기만 하면 좋아하는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는 편안한 나만의 극장이 된다. 스크린보다 작긴 하지만 우수한 화질에 제작 뒷이야기까지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서도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을 묶어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거나 극장에서 아깝게 놓친 영화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DVD 타이틀이 대거 출시된다.
◇블록버스터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 2002년 '스파이더맨'부터 올해 나온 '스파이더맨3'까지를 묶은 박스 세트. 평범하고 내성적인 고등학생 피터 파커가 우연히 방사능에 감염된 거미에 물리면서 스파이더맨이 되고 시민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한눈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뒤로 갈수록 액션과 컴퓨터그래픽이 화려해지고 스파이더맨과 대결하는 악당들도 진화한다. 14일 출시.
▲'넥스트' = '마이너티 리포트' '블레이드 러너'로 유명한 필립 K 딕 원작의 SF 영화. 니컬러스 케이지와 줄리안 무어, 제시카 비엘이 주연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항구, 그랜드 캐년 등 미국의 방대한 풍경과 액션을 보여준다. 2분 후의 미래를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마술사 크리스 존슨은 총기 강도 사건을 예견하고 이를 막으려다 도리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19일 출시.
◇극장에서 놓친 한국 영화
▲'그놈 목소리' = 15년 전에 벌어졌던 이형호 어린이 유괴 살해 사건을 소재로 한 '팩션(faction)' 영화. 개봉 당시 잊혀져가던 실제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모으기도 했다. 범인은 유괴 직후 이 어린이를 살해하고도 희생자의 부모에게 끊임없이 협박 전화를 걸어 부모의 마음을 농락하고 경찰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린다. 설경구와 김남주가 희생 어린이의 부모로 열연했다. 18일 출시.
▲'밀양' = 두말할 필요 없이 전도연의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 전도연의 열연뿐 아니라 이창동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 송강호의 연기도 빛난다.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코멘터리와 조연 인터뷰, 감독과 영화평론가 대담, 미니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남편을 잃은 여자 신애가 남편의 고향 밀양에서 아들마저 잃고 운명에 저항하고 순응해 나가는 이야기. 19일 출시.
▲'별빛 속으로' =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황규덕 감독의 작품. 정경호와 김민선, 차수연, 김C가 출연한다. 두 커플이 독재정권 시대와 현재를 오가며 빛나는 첫사랑의 기억과 혼란스러운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 속에서 들려주는 수작이다. 직접 영화에 출연한 가수 김C가 박지윤과 함께 부른 '별빛 속으로' 뮤직비디오가 함께 수록돼 있다. 18일 출시.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던 독립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감성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 개봉 당시 5개 안팎의 적은 스크린에 내걸리고도 언제나 상영관을 꽉꽉 채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명랑하고 활발한 여학생 마코토에게 시간을 건너 뛰는 '타임리프' 능력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목소리 배우들의 시사회 무대인사, 뮤직 비디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연출 해설 등 애니메이션 제작의 뒷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19일 출시.
▲'준벅' = 가족을 사유하는 미국 필 모리슨 감독의 영화. 시카고에서 아웃사이더 아트를 취급하는 매들린은 노스캐롤라이나 전원 마을에 사는 화가의 작품을 유치하려 찾아가고 근처에 살고 있는 남편 조지의 가족과 첫 만남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조연 에이미 애덤스는 이 영화로 전미비평가협회상 등 유명 시상식의 상을 받았다. 18일 출시.
▲'관타나모로 가는 길' = 파키스탄계 영국 청년 4명이 친구의 결혼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했다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에 휘말려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까지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 생존한 실제 희생자들의 인터뷰와 재연 화면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마이클 윈터바텀과 매트 화이트크로스 공동 연출. 18일 출시.
◇추억의 영화는 TV에서만 보나?
▲'쇼생크 탈출' = 언제 봐도 흥미로운 영화.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연출하고 팀 로빈스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했다. 잘나가던 은행간부 앤디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아 쇼생크 감옥에 갇힌 뒤 자유를 갈망하며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다. 14일 출시.
▲'닥터 지바고' = 1965년작. 오마 샤리프와 줄리 크리스티가 출연하는 진정한 추억의 명작. 러시아 혁명기를 살다간 휴머니스트 닥터 지바고와 연인 라라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영화. 출연진과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는 명장면과 와 샤리프의 소개 인사, 3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등이 수록됐다. 14일 출시.
▲'알프레드 히치콕 프레젠트' =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이 직접 해설, 제작한 TV영화 시리즈. '복수' '예감' '가죽 끈 안의 방아쇠' 등 공포에서 코미디, 서스펜스까지 단편 수십 편이 수록돼 있다. 출연진만 해도 헬레나 본햄 카터, 애런 에크하트, 노라 제헤트너, 올리비아 와일드 등 화려하다. 19일 출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