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재계 라이벌이자 넘어야 할 산으로 꼽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바람에 격차가 더욱 벌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상반기 매출 42조1천억원, 영업이익 4조 7천850억원을 기록했고 기아차는 매출 24조3천400억원, 영업이익 2조3천400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를 합산하면 매출은 66조4천400억원, 영업이익은 7조1천250억원에 달한다.
국내 자동차 업체 가운데 독보적인 1위이면서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이다.
하지만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으로 거둔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대기아차의 성적표는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매출 92조8천670억원, 영업이익 12조5천740억원을 거두며 현대기아차를 압도했다.
외형뿐 아니라 내용을 따져봐도 삼성전자의 압승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9.7%, 영업이익증가율이 22.3%인 데 비해 삼성전자는 매출증가율이 21.5%, 영업이익증가율은 87.6%에 달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격차는 지난해 보다 더 벌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15조8천59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매출 차이는 올 상반기 26조4천270억원으로 무려 10조5천억원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 격차는 지난해 8천700억원에서 올해 5조4천500억원으로 4조5천억원 이상 더 벌어졌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에서도 뒤처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9.5%를 기록하며 내실면에서는 삼성전자(9.8%)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현대기아차가 영업이익률을 10.7%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13.5%)는 영업이익률을 3.7%포인트나 끌어올리며 더 앞서 나갔다.
정몽구 회장은 과거 현대그룹 회장을 지내며 재계 1, 2위를 다투던 기억이 있어서 삼성에 각별한 경쟁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1월 시무식을 끝내고 정 회장이 김용환 기획총괄 부회장에게 "삼성과 매출 차이가 얼마나 나는가. 삼성을 따라잡을 방안이 뭔지 알아보라"고 주문했던 일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현대가의 숙원사업이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고, 현대기아자동차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는 늘 한 발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서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호조로 판매량이 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마케팅 비용도 절감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시장서 '제값받기'를 통한 내실 경영까지 더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앞세운 삼성전자의 상승세에는 끝내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의 자존심 경쟁이 하반기에는 어떤 구도로 전개될지 관심을 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