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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상반기 순익 반토막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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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상반기 순익 반토막에 '울상'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8.03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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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에는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이자이익 감소 등으로 실적이 대폭 급감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4년 연속 은행권 순익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해 KB·우리·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올 상반기(1~6월)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가까이나 줄었다.

더구나 하반기에도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와 국내 주택경기 및 가계부채 심화 등으로 대내외적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목표달성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회장, 어윤대 KB금융회장, 이팔성 우리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함에 따라 이를 만회하기 위한 하반기 영업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누적)이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한 1조4천57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 대비 23.6% 감소한 6천314억원에 머물렀다.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94% 감소한 1조1천506억원을, 2분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3.02% 감소한 5천47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27.6% 감소한 9천3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2분기에는 54.6% 감소한 2천926억원의 순익을 얻는데 그쳤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누적 기준 1조5천399억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권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1분기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영업권 효과 등 일회성 요인이 소멸된 2분기에는 전분기보다 무려 82.8% 감소한 2천251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핵심자회사인 하나은행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640억 감소한 2천111억원을, 지난 2월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외환은행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48.7% 감소(하이닉스 매각이익 소멸)한 1천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데는 은행 구조조정 여신에 대한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적립과 대출성장 규제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등의 요인이 컸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충당금 증가와 증권회사 및 캐피탈 부문에서 실적부진이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으나 1분기 대비 1.2% 감소했고 비이자이익도 1분기에 있었던 일회성 지분매각 이익 소멸(하이닉스 유가증권 매각이익)과 수수료 수익 감소로 전년 상반기 대비 25.5% 감소했다. 대손비용도 은행부문의 기업 구조조정 영향과 카드 충당금이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한 1조483억원,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4천311억원, 신한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1천340억원을 보였다.

KB금융의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익이 1조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6% 줄었다. 이는 지난해 주택기금수수료 환입(1천376억원)과 현대건설 매각이익(4천139억원) 등의 1회성 요인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기업금융 여신이 많은 우리금융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건설·조선업종 등 부실우려를 감안해 추가 충당금 적립을 늘린 것이 실적감소로 이어졌다. 우리금융의 2분기 충당금 순전입액은 전분기 4천337억원 대비 113% 증가한 9천249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4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올해는 은행권 전체적으로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분기 중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전입후)은 2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천억원) 대비 60.4%(3조3천억원)로 줄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달리 출자전환주식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이 소멸했기 때문으로 지난해 2분기현대건설 주식매각 이익(3조2천억원), 올 1분기에는 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5천억원) 등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는 별다른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가계대출 심화 등으로 대출성장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영업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영업력 강화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WM, CIB 등 신사업모델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그룹의 수익성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KB금융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익구조 다변화를 포함한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거액여신 편중도 개선 등 지속적인 자산 클린화에 역점을 두는 한편, 기반고객수 증대 및 현장중심경영을 통해 중장기 영업기반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하반기에는 사업부제 개편 등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우량 자산증대 및 양호한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 실적감소에 대해 "지난해 글로벌 경기악화에도 유독 은행권에서만 1회성 특별이익을 비롯해 예대마진 수익과 수수료 이익 등으로 지나치게 많은 실적을 거둔 게 사실"이라며 "금융 공공성과 정부의 대출규제책으로 인해 은행의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은 영업정상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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