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가 올 상반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며 경영 전반을 챙겼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대비 9.6%감소한 5조20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 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천697억원 흑자에서 올 상반기 2천371억원 손실로 돌아섰고, 지난해 7천465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올해 3천245억원 순손실로 고꾸라졌다.
그나마 2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SK그룹에 편입된 시너지 효과와 직접 대표이사를 맡은 ‘최태원 회장 효과’를 기대했지만 빗나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이유로 과도한 외형확장을 거론하고 있다.
지나친 해외 기업 M&A가 과도한 현금 유출로 이어져 영업이익을 깎아 먹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미국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람드를 인수했고, 같은 달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 업체 아이디어플래시도 사들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그룹에 인수된 후 해외 경영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SK와 하이닉스의 기업문화가 아직 완벽히 융합되지 못한 점도 실적 개선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도 있다.
최태원 회장이 두 회사의 기업문화 통일을 위해 생산현장을 찾는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완벽한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이천과 청주공장을 모두 6차례, 중국 우시공장을 2차례나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최 회장은 생산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이닉스가 지니는 독특한 장점의 문화가 있다. SK그룹 역시 수십년간 갈고 닦아 온 문화가 있다. 두 기업 문화가 잘 어울어지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 한다"고 기업문화 융합을 독려했었다..
하지만 수십년동안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두 기업이 완벽히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3분기 반도체시장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3분기 IT 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어서 3분기 반도체 가격도 장담할 수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D램 가격은 예상치를 밑돌고, 낸드도 2분기 평균 가격에 비해 못할 것"이라면서 "여기에 환율 하락까지 겹쳐져 매출의 97%를 달러 결제로 하는 하이닉스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경제뉴스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강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