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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SI업체 외부용역비중 48%…하청은 6~8단계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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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SI업체 외부용역비중 48%…하청은 6~8단계까지 이어져
  • 김건우 기자 ganumja@naver.com
  • 승인 2013.09.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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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대형 SI업계의 외주용역 비중이 전체 원재료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과도한 하도급으로 인해 불공정 거래까지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장 SI업체 5개사의 올 상반기 외주용역비는 총 1조4천715억 원이다. 이는 5개사가 올 상반기에 사용한 원재료비 3조700억 원 가운데 47.9%를 차지하는 금액으로, 대형 SI업체들이 업무의 절반 가량을 외주용역을 통해 해결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SDS(대표 고순동)는 외주용역비로 5천985억 원을 사용, 전체 원재료비 9천904억 원의 60.4%를 차지했다. LG CNS(대표 김대훈)도 3천533억 원을 지출해 비중이 41.8%를 기록했고,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SK C&C(대표 정철길)는 34.2%였다.

또 조사 대상 5개 업체의 총매출 6조4천671억 원 중 54.9%인 3조5천522억 원이 용역 및 서비스 매출이었다.

SK C&C는 1억545억 원의 매출 중 65.4%인 6천901억 원을 용역서비스 부문에서 냈고, 삼성SDS도 64%인 2조761억 원을 용역서비스 매출로 얻었다. 포스코ICT(대표 조봉래)와 롯데정보통신(대표 오경수)만이 절반 이상의 매출을 시스템, 서버 구축과 장비 판매로 올렸다.

각 사가 공식적인 비중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실제 프로그램 개발의 많은 부분을 하청에 맡기는 만큼 프로그램 판매 이외의 용역서비스 매출 역시 상당 부분 하도급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대형 업체들이 외주용역을 많이 주기 때문에 하도급 관행은 SI업계에 광범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업계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작업을 해야 하니 다양한 업체와 계약을 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하청위주의 구조는 IT업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면서 “능력있는 개발자들을 직접 스카웃하기 시작하면 ‘인력 가로채기’라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도급이 재하도급으로 이어지면서 하청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청이 많게는 6~8단계까지 이어지며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소규모 업체나 프리랜서 개발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IT노조가 지난 8월 1천26명의 IT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IT노동자들의 평균 주간 근로시간은 57.3시간이다. 주5일제 기준으로 일 평균 11.5시간, 주말을 모두 일해도 8시간 이상이다. 심지어 주당 100시간 이상을 일한다고 말한 사람도 4.8%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근로시간만큼의 수당이 지급되는 경우는 10% 정도에 그쳤다.

대형 SI업체가 하청을 주면 그 하도급 업체가 다시 재하도급을 주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등장한 것이 일명 ‘IT보도방’이라 불리는 용역파견업체다. 이들은 실제 일을 하는 개발자와 대형업체 사이를 연결해 주며 수수료를 뗀다. 이로 인해 실제로 일을 하는 IT근로자의 몫이 더 줄어드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하는 등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SW에 대한 인식 부족이 개발자들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면서 “업계에서 ‘을’의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개발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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