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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5개 상장사 특수관계인 지분율 일제히 상승...상장폐지? 순환출자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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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5개 상장사 특수관계인 지분율 일제히 상승...상장폐지? 순환출자 해소?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5.10.3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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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상장사 5곳의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올 들어 일제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대림은 지분율 상승폭이 7.35%포인트로 가장 높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동아원(대표 이창주)은 지난 8월12일부터 10월27일까지 25번에 걸쳐 사조오양(대표 박정훈)의 주식 10만3141주를 매집했다. 이에 따라 사조오양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6.31%에서 79.35%로 3.04%포인트 높아졌다.

사조대림(대표 김상훈)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캐슬렉스서울(대표 이성무), 사조산업(대표 주진우·김치곤), 사조시스템즈(대표 이인우) 등 다수의 계열사가 지분을 매입하며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4.65%에서 72%로 7.35%포인트 올랐다.

사조씨푸드(대표 김치곤)도 3.59%포인트 높아지며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80%를 넘어섰다. 사조오양이 지난 7월과 8월 7번에 걸쳐 11만214주를 매집했다.

이 외에도 사조동아원 1.33%포인트, 사조산업 0.15%포인트 높아졌다.
 

사조그룹 모든 상장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아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김계수 세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사조그룹 상장사의 특수관계인 지분 확대 움직임은 단순한 우연이라기 보다는 지배구조 재편의 포석으로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나 내부 통합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상장 자회사들의 지분율을 높여 내부 지배력을 강화한 뒤, 상장폐지 또는 흡수합병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상 코스피에 상장된 상장사의 경우 최대주주 등이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분 95% 이상을 확보하면 자진 상장폐지를 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할 경우 시장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내부 구조조정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다. 상장 자회사 간의 합병이나 지분 교환은 공개시장에서 주가 변동성이나 소액주주 반발 등으로 실행이 쉽지 않은데, 비상장사는 의사결정이 단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상장폐지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생길 여지도 있으므로, 회사가 명확한 중장기 비전과 구조개선의 필요성을 시장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조그룹은 지난 5월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순환출자고리가 1426개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순환출자 구조는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는 유리하지만, 소액주주 권익 침해와 기업 투명성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 지배구조다.

상법 개정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져 상장폐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사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 2022년 계열사 사조오양이 소액주주 연대 등으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은 뒤 더욱 늘었다.

당시 소액주주 연대가 감사위원 선임에 성공하자 그룹 계열사들이 서로 3% 안팎의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오너 일가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지난 7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면서 현재의 지분 구조는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상법이 개정되면서 상장폐지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입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면서도 "자진 상장폐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사조그룹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6월 사조시스템즈가 계열사로부터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지분을 매입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는 1144개로 감소했다. 8월에는 사조농산이 보유하고 사조씨푸드 지분 0.9%를 사조산업에서 매입했다. 9월에는 사조원이 보유한 자사주(사조시스템즈 지분) 5.2% 전량을 매입했다.

사조그룹은 지주사인 사조산업 위에 사조시스템즈가 위치한 '옥상옥' 구조를 지녔다. 사조시스템즈가 그룹 핵심인 사조산업,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등을 지배하고 이들 계열사가 다시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지배구조 말단에 위치한 사조원, 사조동아원, 사조농산 등 8개 계열사가 다시 사조시스템즈, 사조산업, 사조대림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수많은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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