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과 이유식 등을 만들 수 있는 가전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AS가 필요했던 소비자가 도무지 연결되지 않은 업체 측 고객센터와 독특한(?) AS방식에 불신을 드러냈다.
제조사 측은 소량의 재료를 사용할 경우 작동되지 않을 수 있는 제품인데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며 AS체계가 미진한 점은 개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0일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에 사는 하 모(여)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달 중순 한경희 생활과학의 건강식마스터를 10만 원 가량에 구입했다. 6개월 된 아이에게 간편하게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실제 기기를 이용해보니 이유식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고 뜬금없이 뚜껑이 열리는 등 이상 작동이 반복됐다. 하 씨의 어머니 역시 같은 제품을 이용중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문제 제기를 위해 고객센터 ARS로 수차례 연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할수없이 '통화 가능한 번호를 남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안내대로 연락처를 남기고 기다렸지만 역시 며칠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남편이 다시 수 차례 연락한 끝에 가까스로 상담원과 연결되자 "상담 전에 고장 증상을 영상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면 하자 여부를 확인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뜻밖의 내용을 안내했다.
기사가 직접 방문하거나 오프라인 AS센터를 통해 직접 상담하면서 해결하는 기존 방식과 달라 황당한 하 씨. 게다가 아기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동영상을 찍고 올려야 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 의문이 들었다.
결국 다음 날 다시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상담원과의 연결을 역시나 불가능했다.
하 씨는 "제품은 팔아놓고 고객센터와 통화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제대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믿기 어렵다. 게다가 기기 이상을 두고 동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황당한 요구라니...한경희 측은 원격 AS라도 하는 모양"이라며 기막혀 했다.
현재는 이유식제조기의 작동이 아예 멈춰버린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경희 생활과학 측은 제품 작동문제는 고객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고 서비스 문제는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설명서에 기재된대로 3~4인분 기준 조리 제품이어서 아기 이유식 용으로 소량만 조리할 경우 센서가 재료를 인지하지 못해 조리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제품 하자 여부는 제품을 회수한 뒤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객센터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제품 회수 후 원인 규명까지 최소 3~4일이 소요돼 그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객이 찍은 동영상을 활용하고 있다"며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해 11월부터 전국 각 지에 7개 상담소, 30여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미숙한 점이 있어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