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는 최근 기업의 가격인상 행태에서 암묵적 담합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제과·음료업계의 가격인상은 패스트푸드, 화장품, 서비스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동종업계 내에서 가격인상의 시기·인상률·금액을 동일하게 발표함으로써 기업들은 가격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배제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과 이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제과업계에서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롯데제과가 작년 10월 가격인상을 발표하자 그 외에 주요 제과 4사 모두 3개월 내에 10% 내외로 가격을 인상했다.
음료업계 또한 시장점유율 1~2위인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이 40일 간격으로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특히 코카콜라(LG생활건강)와 펩시콜라(롯데칠성음료)는 각 6.5%, 6.6%로 가격인상률까지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2D영화 관람료를 25일 간격으로 1천 원씩 인상하는 등 인상시기, 방식, 인상금액, 최종금액 모두 동일하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화장품 1·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3월 1일부터 화장품 가격을 동시 인상했고 2월 14일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38일 내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업계의 이러한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3년에는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가격이 1~2월 내에 모두 인상됐고 8~9월에는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으로 모든 유업체가 흰우유(1L 기준) 가격을 200원~220원 수준으로 인상한 바 있다.
최근 기업들의 가격인상 행태를 분석하면 제조사마다 매출액과 지출하는 비용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경쟁사 간 유사한 폭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2~3위 업체가 1~2개월 내 연달아 가격을 올리는 등 묵시적 가격담합이 의심되는 형편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기업은 소비자와 기업 스스로를 위해서 이러한 암묵적 담합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