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해외에 나간지 96일만인 지난 17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귀국했다가 신년 하례식에 참석한 뒤 올해 1월11일 출국해 하와이와 일본을 오가며 요양과 경영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전용기편을 통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마중나왔다.
이 회장이 귀국 이후 삼성그룹 구도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전체 수익구조에서 스마트폰 쏠림현상이 지나쳐 휴대폰 사업을 보완하고 대체할 신사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원화강세와 경기회복 지연 등 힘겨운 경제 여건 속에 중국 기업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저조로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95% 감소한 8조3천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전에 올린 영업이익이 많아 상대적으로 실적이 급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구조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의 귀국으로 계열사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초 이 회장은 "신경영 20년간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며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면서 대대적인 그룹 재편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이달에만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도 몸을 합치기로 했다. 최근에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금융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착수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구조조정이 후계 구도와 무관치 않고, 추가적으로 사업이 재편될 것"이라며 "다음 구조조정 타깃은 삼성물산 등 '건설'로 추정된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