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사전 판매분 1천 대가 7분 만에 동이 나 이른 바 '7분 완판차'라고 불리는 르노삼성의 QM3는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 중 하나다.
지난 달 공식 출시 이후 이번 달부터 월 2천대 씩 스페인 르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들여오는 QM3는 르노삼성의 이름을 달고 나오지만 사실상 수입차로 분류돼있는 모델이다. 출시 당시 2천만 원 초반대의 저렴한 가격으로도 화제가 됐다.
복합연비 18km/L의 어마무시한 연비 하나만으로도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매력 포인트이지만 직접 경험한 QM3는 단순히 연비 자체로만 평가를 내릴 수 없는 무수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다.
하루는 화창하고 또 하루는 심술궂은 봄비가 내린 지난 주말 서울 시내 및 수도권 근교에서 고속화도로, 간선도로 및 골목길 등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QM3를 경험했다.
◆ 파격적인 외관과 단순한 인테리어가 주는 독특한 분위기
투톤 컬러의 QM3 익스테리어는 주행 내내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독특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아이보리 계열의 비교적 무난한 색상이었음에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화려한 익스테리어와 달리 인테리어는 시종일관 단순·차분했다.

오디오 버튼, 에어컨 조절 장치까지 한 곳에 오밀조밀 모여 있어 있는 디자인이어서 운전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능을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내비게이션은 정확도가 가장 높다는 SK텔레콤 내비게이션 '티맵'이 장착됐다.
QM3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숨어있는 공간에 대한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특히 조수석 앞쪽에 달린 글로브 박스는 마치 책상서랍을 열듯이 꺼낼 수 있고 수납공간 역시 12리터에 달해 보통 사이즈의 DSLR 카메라 정도는 무난하게 들어갈 수있다.
다만 글로브 박스를 열 때 조수석 탑승자의 레그룸을 지나치게 침범해 어찌할 바를 모르게하는 불편함은 아쉬운 부분이다.
QM3의 실내는 우려와 달리 성인 남성기준에서도 좁은 공간은 아니었다. 실제로 신장 175cm의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아도 레그룸이 여유롭게 생길만큼 좁은 공간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시트는 일반 차량의 가죽시트와 달리 부착식 직물시트였다. 탈부착이 가능해 다른 색상의 시트로 교체나 시트 자체를 세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전동식 시트와 달리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한다.
특히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센터 콘솔을 뒤로 제끼고 다이얼을 열심히 감아야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 '막 달려도' 오일게이지 움직임은 '찔끔', 90마력 엔진에도 가속력 'OK'
QM3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미친 연비'로도 불리는 18.5km/L의 복합 연비다. 가공할만한 연비의 위력은 평일 저녁 도심 상습 정체구역에서도 평균 16km/L 이상을 유지할 만큼 상상, 그 이상이었다.
특히 연비를 감안한 정속 주행에서는 평균 20km/L를 상회하는 수준이었고 고속화도로에서도 복합연비 수준 이상의 연비를 기록해 연비 절감을 지상목표로 삼은 실용적인 운전자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안성 맞춤이다.
연비 이외에도 QM3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처음 QM3의 운전대를 잡았을 때 스티어링의 움직임이 너무 가벼워 고속주행시 균형감을 잃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하지만 고속주행 시에도 가벼움과 동시에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옆자리에 동승한 지인이 가벼운 스티어링의 움직임에 연신 탄성을 지었다. 가공할만한 연비 때문에 자칫 묻힐 수 있었던 QM3의 또 다른 숨은 매력이다.
파워트레인은 르노 1.5 dCi 엔진과 독일 게트락 사의 6단 듀얼 클러치 미션의 조합으로 90마력에 최대 토크 22.5kg.m를 발휘한다. 초반 가속력에도 힘이 부치는 모습은 아니었다.
변속시의 소음도 주의를 끌 정도는 아니었고 디젤차량 특성상 나타날 수밖에 없는 주행 중 소음도 옆 사람과의 대화가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속력을 100km/L 이상으로 끌어올려도 90마력의 '작은 심장' 때문에 우려되는 부침도 느낄 수 없었다. 코너 주행 시 서스펜션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줘 고속 주행시에도 만족스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SA),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 후방카메라 등이 장착돼 차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초보운전자나 여성 운전자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편의 장치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다.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된 가격은 SE 2천250만 원, LE 2천350만 원. RE 2천450만 원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