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천 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국내 정수기 업계 2위 청호나이스(대표 이석호)가 매년 기부금을 야박하게 뭉턱뭉턱 자르며 작년 1천만 원에도 미치는 '쥐꼬리'기부금만 집행해 눈총을 사고 있다.
반면 접대비는 매년 2~3배씩 늘리고 약 14.8배 늘어 대조를 이뤘다. 광고선전비 역시 매출액 대비 4% 대를 유지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청호나이스는 2009년부터 매년 기부금을 큰 폭으로 쳐내고 있다. 2009년 1억1천100만 원에서 지난 해 955만 원으로 무려 91%나 줄였다.
청호나이스의 기부금은 2010년 4억4천400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 6천59만 원으로 갑자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2년 5천484만 원에 이어 지난 해는 955만 원으로 다시 대규모로 삭감했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 매년 기부금을 뭉턱뭉턱 잘라 내고 있다.
청호나이스 5년 간 매출액·광고선전비·기부금 내역 | |||||
구분 | 2009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매출액 | 211,649 | 258,883 | 281,962 | 291,386 | 311,707 |
영업이익 | 22,673 | 25,211 | 10,030 | 8,056 | 7,649 |
광고선전비 | 7,334 | 13,574 | 13,898 | 10,168 | 11,509 |
접대비 | 44.8 | 72.6 | 83.99 | 245 | 662 |
기부금 | 111 | 444 | 60.59 | 54.84 | 9.55 |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 3.5% | 5.2% | 4.9% | 3.5% | 3.7% |
매출액 대비 기부금 | 0.05% | 0.17% | 0.021% | 0.019% | 0.003% |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 단위: 백만 원 |
|||||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10년 0.17%를 기점으로 줄어 지난 해에는 0.003%로 가라앉았다. 500대 기업 평균 0.1%와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와 접대비는 아낌없이 퍼부었다. 광고선전비는 2009년 73억 3천만 원을 시작으로 이듬해 13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뒤로 매 년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도 2011년 4.9%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간 3.5~4%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접대비 상승은 더 가파르다. 5년 간 14.8배나 늘어났다.
2009년 4천480만 원에 불과했던 접대비는 2011년 8천399만 원으로 늘어 6천59만 원에 불과한 기부금을 추월했고 지난 해 접대비는 6억6천200만 원으로 995만 원에 그친 기부금과의 격차는 약 73배로 벌어졌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측은 2011년부터 본사에서 분리돼 운영되고 있는 장학재단에 매년 지급하는 장학금이 반영안돼 기부금이 급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청호나이스 장학재단에서 매 년 1억 원 이상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기부금이 급감했다고 보기엔 어렵다"면서 "2012년에도 강원대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단발성으로 5천만 원을 지원하는 등 매년 단체를 통해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해 장학재단에서 지급한 장학금액 1억 3천만 원을 기부금에 포함하더라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67%(2011년)→0.063%(2012년)→0.045%(2013년) 으로 업계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