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상북도 영주시에 사는 진 모(남)씨는 “정품이라는 말만 믿고 구매했는데 용량이 1/3 수준도 되지 않았다”며 황당해 했다.
지난 4월 중순경 HP 프린터 잉크를 사기 위해 가격비교 사이트를 검색한 진 씨.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잉크는 5만8천 원대인데 반해 오픈마켓에서는 반값인 2만 원 가량에 올라와 구매를 결심했다.
'정품박스 없이 진공포장만 해서 배송한다'는 말에 가품이 아닌가 의심이 갔지만 100% 미개봉, 미사용 제품이며 ‘정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점을 믿기로 했다.
하지만 구입 후 3주가 채 되지 않아 잉크가 다 떨어져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됐다. 정품은 적어도 250매를 뽑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60매도 채 뽑지 않아 잉크가 바닥을 보인 것.
진 씨가 황당해 하며 판매자에게 항의하니 ‘초기장착용’ 제품인 것을 알고 구매하지 않았냐며 불량품이 아니니 환불이나 교환이 안 된다고 안내했다.
판매자의 말을 듣고 판매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니 ‘정품’이라는 표시 밑에 초기장착용 제품이라는 설명이 나와 있었다. 게다가 진 씨가 구매한 오픈마켓뿐 아니라 모든 사이트에서 초기장착용 잉크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기장착용 제품이 뭔지 몰랐던 진 씨가 이번엔 HP에 문의하니 “프린터를 구입할 때 테스트용으로 들어있는 비매품 잉크로 본품 대비 30~50% 용량이 들어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HP에서 만든 것이 맞다면 ‘정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프린터 AS는 가능하지만 초기장착용 잉크 자체는 비매품이라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진 씨는 “정품이라는 말만 믿고 절반 가격에 잉크를 구매했는데 용량이 반도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를 본 게 아니냐”라며 “초기장착용이 어떤 제품인지 판매 페이지에 더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픈마켓 관계자는 “상품 구매 시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제품은 환불 조치했다”며 “또한 판매 페이지에 정확한 설명이 표기되도록 잠시 판매를 중단하고 표기를 수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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