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반질반질 신선도가 높아 보여 구입했는데 속은 시커먼 곰팡이라니...속을 열어보고 살 수도 없고 농약이나 방부제를 얼마나 뿌렸나 싶어 불안하네요."
겉은 멀쩡한 과일의 속이 썩어 문드러지거나 곰팡이가 핀 사례가 꾸준히 제보되며 수입농산물의 방부제 과다 사용 및 농약잔류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명확한 원인규명조차 힘든 상황이다.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사는 임 모(남)씨도 지난 7일 대형마트에서 산 오렌지 속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빛깔 좋고 신선해 보이는 오렌지 2개를 구입한 임 씨. 집에 돌아와 먹으려고 오렌지 껍질을 벗기던 중 시꺼멓게 썩어있는 속을 보고 경악했다. 어느 하나 성한 것 없이 2개 모두 심하게 부패해 있었던 것.
당장 마트를 찾아가 제품 상태를 보여주고 환불을 받았지만 안전한 제품을 수입해 위생적으로 철저히 관리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임 씨는 “내용물은 심하게 썩었는데 방부제를 얼마나 쳤는지 겉은 멀쩡하고 신선해 보였다”며 “진열대에 있는 상당수 오렌지도 비슷한 상황이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단계에서는 균이 침투해 썩는 등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며 "생산지에서 제품을 수확하면서 이미 균에 감염된 상태로 수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우려대로 산지에서 국내로 수입 유통되는 과일 등 농산물 상당수는 긴 운송기간 부패 등을 막기 위해 올소페닐페놀과 같은 보존제를 쓰고 있어 운송 중 부패될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다.
◆ 수입농산물 '무작위 표본검사'로 잔류농약 전면 확인 어려워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잔류농약 수치나 방부제 사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답은 'NO'다.
수입농산물에 대해서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병해충' 부분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는 '잔류 농약 등 안전성' 부분을 검사한다.
식품 등을 수입할 때는 식약처에 식품등 수입신고서를 제출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 특히 농수산물일 경우 정밀검사 및 무작위표본검사 등을 거쳐 수입 적합성 여부를 검토 받는다. 유통 이후에는 지방식약청이나 시·도 및 시·군·구에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 검사를 통과한 제품인데도 추후 관할 행정기관 조사에서는 잔류 농약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사례가 상당수다. 수입 적합성 여부 검사 당시 전수가 아닌 '무작위 표본검사'라는 한계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전수검사는 제품 훼손 등 문제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표본검사 진행 시 대표성을 띌 수 있도록 '식품 기준 및 규격'에서 규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농수산물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오고 있는만큼 구입 시 잔류농약 수치나 방부제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제도 보완에 대한 소비자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