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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롯데만은..." M&A 시장 롯데 기피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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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롯데만은..." M&A 시장 롯데 기피증, 왜?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4.05.22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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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기업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굵직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피인수기업들에게는 '기피 대상(?)'으로 꼽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짠물경영'으로 내실을 다지며 실탄을 잔뜩 쌓아놓고 있지만, 다른 재벌그룹에 비해 임금이 낮은데다 고용 안정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그 이유다.


당장 손보업계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도 롯데그룹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노조 측이 결사 반대에 나섰다.


22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LIG손해보험 노조는 롯데쇼핑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매각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LIG손보 관계자는 "롯데가 상대적으로 그룹 인지도가 낮고, 특히 카드와 보험 등 금융업에서는 위상이 좋지 않다"면서 "손해보험업종에서도 그리 영업력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인수를)초강력 반대한다"고 말했다.

LIG손보 노조는 일찌감치 인수기업에 대해 고용을 보장해달라면서, 외국자본과 '먹튀자본'은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미 롯데손보 노조 자체가 와해된 상태인데다, 롯데측 경영진들이 LIG손보 노조가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에 비우호적이라는 사실이 그 이유로 꼽힌다.


LIG손보의 절반 수준인 롯데손보 보수수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지난해 1천800여명의 직원들이 평균 2천7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반면 LIG손보 직원 3천여 명의 1인당 평균 급여는 5천400만 원 에 달했다. 물론 롯데손보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6년으로 LIG손보(10년1개월)보다 짧다는 점이 반영되기는 했지만, 롯데그룹은 전반적으로 임금이 박하다.

LIG그룹은 고용보장과 근로조건 유지, 입찰금액과 자금조달 능력, 거래 종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LIG손보 인수자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노조의 반대가 롯데그룹에는 분명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피인수 기업으로부터 홀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M&A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적지 않은 반발을 받았다.

롯데가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2007년 부산지역 주류업체인 대선주조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하고 불법 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가 없다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세금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먹튀 의혹을 씻지 못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롯데는 소주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적잖은 반대 기류에 직면했다.

2009년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두산주류BG를 인수할 당시에는 롯데 자본이 일본에 기초해 있다는 구설에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인수에 성공했지만, 2011년 대선주조 인수에 나섰을 때에는 지역 시민사회 단체 등의 반발로 M&A에 실패했다. 


오비맥주의 사례도 있다.

오비맥주는 벨기에 주류회사인 AB인베브가 두산으로부터 인수해 2009년 사모펀드 KKR에 2조 원 가량에 매각했다. KKR은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언제든 기업을 팔아 차익을 남겨야 하는 처지였고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6조 원에 달하는 비싼 몸값으로 AB인베브에 다시 인수됐고 롯데그룹은 독자적으로 맥주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롯데의 오비맥주 인수가 좌초된 것은 궁극적으로 인수가격을 놓고 최대주주와 이견차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이면에는 롯데의 남다른 기업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류회사 관계자는 "롯데가 제조업에서는 오리지널보다 더 저렴하고, 비슷한 컨셉의 미투(Me Too)상품을 마케팅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오비맥주 인수금액이 2조 원대였을 때에도 비싸서 인수하지 못했는데, 4조~6조 원으로 금액이 커진 이후에는 (인수희망가격과 매각금액)그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직원 현황

 

 

구분

2011년

2012년

2013년

 

 

직원수

2,908명

3,149명

3,878명

 

 

평균 근속연수

5년3개월

약 7년10개월

 

 

 

1인 평균 연봉

4,664만 원

4,716만 원

3,324만 원

 

 

지급총액

1,366억 원

1,485억원

1,289억원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는 2007년에 이어 2012년까지 두 번이나 롯데가 인수에 나섰던 기업이다.

롯데는 2007년 유진그룹의 하이마트가 매물로 나왔지만 1차 입찰에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2012년 1조2천480억 원에 하이마트를 품에 안았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아직까진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이마트는 롯데에 인수된 이후 계약직 비중이 높아지고 평균 임금이 감소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하이마트는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2012년 4천700만 원대에서 지난해 3천300만 원대로 29.5%나 깍였다.

총 직원수는 3천149명에서 3천878명으로 23% 이상 늘었지만, 정규직(11%)보다 계약직(1170%)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33명에 불과했던 계약직원이 419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 인원이 가장 많은 남자 영업사원의 경우 근속연수가 4년6개월에서 3년10개월로 짧아졌다.


결과적으로 하이마트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피인수기업의 입장에서는 롯데그룹에 인수되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롯데그룹 주요 M&A 현황

 

 

  

인수 주체

인수 대상

인수 금액

 

 

2010년 7월

호남석유화학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

     15,000

 

 

2010년 2월

롯데쇼핑

GS리테일 백화점ㆍ마트 부문

     13,000

 

 

2012년 11월

롯데쇼핑

하이마트 (지분 65.25%)

     12,480

 

 

2009년 12월

롯데쇼핑

중국 타임스

      7,300

 

 

2009년 1월

롯데칠성음료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5,030

 

 

2006년 8월

롯데쇼핑

우리홈쇼핑 지분 53.03% 인수

      4,667

 

 

2008년 10월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Makro(19개) 점포 인수

      3,900

 

 

2007년 12월

호텔롯데/롯데역사 등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3,526

 

 

202010년 1월

코리아세븐

바이더웨이

      2,740

 

 

2012년 1월

롯데쇼핑

CS유통

      2,500

 

 

2013년 7월

롯데제과

카자흐스탄 라하트

      1,800

 

 

2004년 11월

호남석유화학

KP케미칼 지분 53.8% 인수

      1,785

 

 

2008년 8월

롯데제과

길리안(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

      1,700

 

 

2007년 12월

롯데쇼핑

중국 Makro(8개) 점포 인수

      1,615

 

 

2012년 5월

롯데쇼핑

그랜드마트 (2개점)

      1,540

 

 

2010년 5월

롯데카드 등

이비카드

      1,500

 

 

2010년 7월

롯데홈쇼핑

중국 럭키파이(LuckyPai) 인수

      1,500

 

 

2002년 12월

롯데쇼핑

동양카드 지분 92.5%

      1,300

 

 

2010년 9월

롯데칠성음료

필리핀 펩시(PCPPI) 인수

      1,180

 

 

2007년 3월/ 9월

롯데쇼핑

빅마트(14개) / 나이스마트(5개) 인수

      1,000

 

 

*인수금액 1,000억원 이상/ 출처=롯데그룹/ (단위 :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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