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간 갈등으로 번지면서 과거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간 잔혹사가 재부각되고 있다.
정치적 외풍이 유난히 심한 KB금융그룹 뿐 아니라 우리금융 등도 금융지주 회장과 자회사인 은행장 사이에 갈등을 겪었고, 신한금융의 경우 맞고소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겪었다.
정부는 금융지주 회장의 권한을 제한하거나 점차 축소하도록 해 이른바 '황제경영' 논란을 잠재울 방침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천억 원 규모의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논란의 근본은 임 회장과 이 행장간 권력다툼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 20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2차관까지 지낸 일명 모피아로 분류된다. 이 행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일명 '연피아' 금융인으로 불린다.
새 정부 들어 모피아가 주춤한 사이 연피아가 금융권 주요 인맥으로 부상하면서 서로를 견제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지난해 취임 초기부터 임 회장과 이 행장 사이에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결국 내홍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로 확대됐다. 문제가 있다면 짚고 넘어가자는 행장과 이미 이사회에서 결정된 안건을 번복하는 것은 안된다는 회장간 입장차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이 이사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예고한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23일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사태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신한사태'가 대표적이다.
2010년 당시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신한은행의 이백순 행장 등 경영진 사이에 갈등이 검찰 고발로 이어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신 전 사장이 지난해 말 2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벗으면서 3년 넘게 이어졌던 법정 다툼이 일단락 됐다.
라회장과 신 사장의 갈등은 권력타툼에 정치적인 배경까지 더해져 은행권 최악의 사태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은 2001년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로 출범했지만 어느 은행보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간 불협화음을 자주 겪었다.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은 당시 윤병철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전산시스템 도입 등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박병원 전 회장과 박해춘 행장도 힘겨루기로 진통을 겪었다.
최근에도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간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고 일부는 수면 위에 드러났다. MB정부에서 대거 등용됐던 지주사 회장이 이른바 황제경영을 펼치면서 주요 자회사인 은행 실무진과 번번히 대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임영록 당시 KB금융지주 사장과 관계가 매끄럽지 않아 공식석상에 동행한 적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이팔성 전 회장은 이순우 당시 우리은행장과 갈등을 겪었다.
이순우 행장이 회장으로 승진, 우리금융 민영화 총대를 매고 은행장을 겸임하면서 경영진간 갈등은 종지부를 찍은 모양새다.
얼마 전 퇴임한 윤용로 외환은행장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경영일선을 떠난 이후에도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상전에 앉아 윤 행장과 대립각을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지주사 회장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소 자유분방한 성향의 김정태 회장이 김승유 전 회장의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1년 연장된 김 행장과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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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 CEO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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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번 |
지주회사 |
대표 |
자회사 |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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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KB금융지주 |
임영록 |
국민은행 |
이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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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신한금융지주 |
한동우 |
신한은행 |
서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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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하나금융지주 |
김정태 |
하나은행 |
김종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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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
김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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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우리금융지주 |
이순우 |
우리은행 |
이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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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산은금융지주 |
홍기택 |
산업은행 |
홍기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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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농협금융지주 |
임종룡 |
농협은행 |
김주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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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DGB금융지주 |
박인규 |
대구은행 |
박인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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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BS금융지주 |
성세환 |
부산은행 |
성세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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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
손교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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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JB금융지주 |
김한 |
전북은행 |
김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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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
김장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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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SC금융지주 |
아제이 칸왈 |
SC은행 |
아제이 칸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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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씨티금융지주 |
하영구 |
씨티은행 |
하영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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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한국투자금융지주 |
김남구 |
한국투자증권 |
유상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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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메리츠금융지주 |
김용범 |
메리츠화재 |
남재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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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