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의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불거진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채 금융감독원에 넘겨졌다.
이건호 은행장이 내놓은 '절충안'이 사외이사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이 행장은 논란 종식을 위해 IBM메인프레임·유닉스 공동입찰안을 제안했지만 사외이사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IBM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체제를 모두 포함해 재입찰을 실시하자는 경영협의회 결의안 상정했다.
이날 오후 5시 께부터 자정을 넘기면서 마라톤 토론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표결에 부쳐졌지만 이사진 10명 중 7명이 보류하길 원했다. 이사회는 공동입찰 대신 금융감독원의 특별 검사 후까지 입찰 절차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 행장은 이날 '공동입찰 실시'안을 내놨다. 그러나 표결에서 사외이사 6인은 이 행장의 경협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찬성한 것은 경협안 도출 당사자인 이 행장과 정병기 감사, 박지우 부행장 등 국민은행 경영진 등 3명이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의 잠정 보류안을 지지했다. IBM 또는 유닉스 체제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과 관계없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을 막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감원 검사결과가 국민은행의 경영 주도권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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