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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고장나면 '대책없어'..부품공급 지연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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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고장나면 '대책없어'..부품공급 지연 다반사
본사 공급 기다리느라 수개월 허송세월...부품으로 이익 챙기는 구조 탓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6.17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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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N사 7인승 차량을 운행 중인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2월 트럭과의 접촉 사고로 범퍼가 파손돼 AS센터에 입고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 부품 미입고로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 2009년식 미국 C사 300C의 차주인 정 모(남)씨 역시 시동이 걸리지 않은 문제로 지난달 차량을 입고했지만 '단종 차량'이라 국내에 보유된 부품이 없고 미국 현지 부품공장으로부터 부품 수급도 불가능해 목을 빼고 기다리는 중이다.

최근 디젤차 열풍으로 수입차 시장이 사상 유례없이 커져가고 있지만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걸맞지 않은 사후 관리로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에 부품 공장이 있는 국산차 업체와 달리 수입차는 부품 공급을 전량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어 국내 AS센터의 재고 부족 시 본사에서 수급할 때까지 수 개월 이상 기다리거나 수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조사 과실로 수리가 지연될 시 동일 혹은 동급 차량으로의 대차 서비스 등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 경쟁에만 집중돼 정작 구입한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부품 수급부족 문제 해결에 수입사 이윤이 걸림돌?

수입차 업계의 부품 수급 문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부품 대부분이 해외 본사에서 들어오고 있어 부품이 없을 경우  수급 요청을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부품 협력사를 두거나 부품 공장이 국내에 위치해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한 국내차와 달리 수입차는 대부분 해외 수급이고 국내에 별도 부품공장을 설립할 만큼의 시장규모도 아니어서 유연한 대처가 부족하다.

수입차 업체들은 매 년 부품 수급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자동차 부품 자체가 2만여 개 이상으로 너무 많아 다양한 부품 수요를 완벽하게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부품 생산이 직접 가능하도록 소비자 수요가 많은 소모품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을 국내 업체에 위탁하는 방법으로 공급 채널을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업계에서는 소극적인 반응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가장 최상의 품질을 가진 부품은 본사 부품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국내 OEM 생산 방식은 한국법인에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수입차 업계의 소극적인 반응이 이윤의 상당수가 부품 판매에서 나오는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량 판매에서 나오는 이윤이 줄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품 장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현재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부품 공급은 국내 법인이 본사로부터 독점 공급을 받아 이를 각 판매사(딜러사)에 할당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입사가 고정적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여서 굳이 부품 공급채널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BMW와 같이 국내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브랜드 조차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이윤 문제"라면서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부품 시장을 독과점하는 수입사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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