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의 집념이 어린 '독한 경영'이 빛을 보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의 초기진입에 실패하며 삼성전자와 애플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던LG전자에 성공 DNA를 이식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G3'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암흑기를 맛봐야 했던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담금질 아래 모처럼 히트작을 내놓으며 반전의 역사를 써내려 가려는 태세다.
LG전자는 10년 전 ‘초콜릿 폰’을 전세계적으로 2천만 대 이상 판매하면서 휴대전화 제조사 ‘톱 3’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잡아끌면서 메가히트를 기록한 것.
이어 샤인폰, 프라다폰 등 디자인을 강조한 모델을 잇따라 1천만 대 이상씩 팔아치우며 MC(휴대폰) 사업본부 매출이 2008년, 2009년 각각 14조, 15조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의 달콤함도 잠시,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LG전자는 다시 수렁에 빠졌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바람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잇달아 고배를 들며 애플과 삼성전자의 선전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다. 구 부회장은 2011년 LG전자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먼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00년대 초 분사한 휴대전화 금형 사업을 다시 끌어안았다. 스마트폰 시대에 중요도가 올라간 금형 사업을 직접 관리하면서 케이스 협력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 핵심 협력사를 묶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제조 부품 및 기술을 바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평택과 창원으로 나눠져 있던 휴대폰·TV·가전 협력사 모임을 하나로 통합해 기술력을 공유하고 있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업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독자 개발에 성공해 기술력을 확보했다.
개발 프로세스부터 부품, 제조, 물류 등 스마트폰으로 모이는 SCM 시스템을 구축한 구 부회장은 G시리즈를 통해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하루 아침에 나타나지 않았다.
구본준 부회장의 취임하고 3년 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하나의 명작이 탄생했다.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뜨거운 이슈를 몰고 다니고 있는 'G3'다.
지난 5월 28일 ‘심플, 새로운 스마트(Simple is the New Smart)’라는 슬로건 아래 출시한 스마트폰 ‘G3’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G3는 △초고화질 13.97㎝(5.5인치) 쿼드HD(QHD) IPS디스플레이 △초고속 자동초점기능인 ‘레이저 오토 포커스’ 탑재 카메라 △메탈릭 스킨 후면 커버 △인체공학적 곡률 적용 디자인 등 최고의 기술과 정교한 입체 디자인을 담았다.
G3는 구본준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를 맡아 세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구본준 부회장은 업계 최초로 QHD화질을 구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G3의 탁월한 화질은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전작인 G2만해도 해외에서 판매에 애를 먹었던 것과 대조된다.
구본준 부회장은 오너라는 잇점을 최대한 발휘해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전자부문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함으로써 G3의 완성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G3의 뛰어난 성능과 품질은 초기 판매량에서 확인되고 있다. G3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 6일까지 13만 대로 1일 평균 판매량 1만3천 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해외 시장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달 중으로 중국의 3개 통신사를 통해 판매가 시작되고, 미국에서도 버라이즌을 필두로 AT&T와 스프린트, T모바일에 공급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G3 누적판매량 목표를 1천만 대로 잡고 있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부 사장이 지난 5월 28일 G3 출시 간담회에서 “G3를 세계적으로 1천만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업계에서도 LG전자 G3의 올 한해 전세계 누적판매량을 500만~600만 대, 내년 상반기 안에 G3 누적판매량 1천만 대를 돌파하며 LG 스마트폰 최초 ‘텐 밀리언 셀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3의 선전으로 LG전자의 실적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MC 사업부가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 G3의 실적 기여 본격화에 힘입어 4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대비 19% 증가한 1460만대로서 글로벌 2위권의 판매 둔화를 기회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구본준 부회장은 G3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LG전자의 체질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부회장은 G3가 세상에 나오기 직전인 지난 4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며 “먼저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보고서 작성이 없어지도록 근본적인 업무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본준 부회장이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던 LG전자를 다시 일으켜 세워 전통의 맞수 삼성전자와 명승부를 펼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