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회장 이웅열)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대표 안병덕)이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는 상황에서도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에는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으면서도 계열사에 발목이 잡혀 부실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코오롱그룹의 계열사간 담보제공액은 218억5천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크리오테, 덕평랜드, 그린화순, 달성맑은물길,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 등 5개사에 단기금융상품과 주시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코오롱글로벌은 100% 자회사인 덕평랜드에 149억5천600만 원 상당의 지분증권을 담보로 제공해, 덕평랜드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덕평랜드(대표 김동수)는 경기도 이천에 덕평자연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또 도장과 도배 및 내장공사업체인 크리오텍(대표 손경식)에 47억 원 상당의 단기금융상품을 담보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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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담보 제공 현황-코오롱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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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제공 회사 |
제공받은 회사 |
담보물 |
담보금액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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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
크리오텍 |
단기금융상품 |
4,700 |
차입약정에 대한 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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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랜드 |
지분증권 |
14,956 |
대출담보약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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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워터&에너지 |
그린화순 |
매도가능증권 |
787 |
대출약정 근저당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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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맑은물길 |
지분법적용투자주식 |
536 |
대출약정 근저당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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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 |
단기금융상품 |
880 |
질권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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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21,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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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31일 기준/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단위:백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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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워터앤에너지(대표 이수영)도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대표 러머매튜트래비스)에 8억8천만 원, 그린화순(대표 김정수)에 7억8천700만 원, 달성맑은물길(대표 안선기)에 5억3천600만 원 상당의 단기금융상품 또는 증권(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그린화순과 달성맑은물길은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제공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약정 근저당을 설정했고,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도 제공받은 단기금융상품에 질권을 설정했다.
문제는 계열사들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은 회사들의 자생력이 시원치 않아, 지원해준 회사에 짐이 된다는 점이다.
덕평랜드는 지난해 말 총 자산규모가 400억9천만 원이며 매출액은 188억5천400만 원을 올렸다.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142억 원에서 189억 원으로 증가했고, 29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 됐다.
그러나 덕평랜드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42.7%에 불과했고, 부채비율의 경우 723.2%에 달해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밑돌면 단기 자금 상환능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부채비율도 200% 이하를 바람직한 것으로 보는데 덕평랜드는 이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크리오텍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를 냈고, 자본까지 잠식된 부실 계열사다.
하수 및 폐수처리업체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가 담보를 제공하는 3개 업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린화순이 그나마 흑자를 내고 있지만 매출이 32억6천만 원, 영업이익은 3억5천만 원으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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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계열사 현황-코오롱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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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
대표 |
업종 |
부채비율 |
유동비율 |
매출액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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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
안병덕 |
주거용 건물 건설업 |
483.1 |
96.8 |
3,063,287 |
15,157 |
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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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워터&에너지 |
이수영 |
하수 및폐수 처리업 |
58.9 |
199.4 |
229,730 |
8,478 |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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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랜드 |
김동수 |
음식업 |
723.2 |
42.7 |
18,854 |
2,964 |
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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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오텍 |
문희수 |
도장,도배 및 내장공사업 |
자본잠식 |
10.0 |
5,929 |
-553 |
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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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화순 |
김정수 |
하수 및 폐수처리업 |
139.27 |
123.2 |
3,264 |
347 |
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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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맑은물길 |
안선기 |
분뇨 및 축산분뇨 처리업 |
585.1 |
99.6 |
201 |
-111 |
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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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 |
러머매튜트래비스 |
엔지니어링서비스업 |
502.7 |
113.5 |
17,138 |
362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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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 기준/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단위 : 백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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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초 코오롱그룹에 편입된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은 지난해 171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3억6천만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1%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다.
분뇨 및 축산분뇨 처리업체인 달성맑은물길은 지난해 매출액이 2억 원이었는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억 원, 1억5천만 원으로 적자를 냈다.
달성맑은물길(585.1%)과 코오롱프로세스시스템(502.7%)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500%를 넘겨 위험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처럼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도 실적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012년 185억 원의 영업손실과 27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51억6천만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818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로 적자경영을 했다.
지난해 부과된 법인세 추징금이 400억 원에 달했고,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무산되면서 300억 원 가량 손실이 발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말 까지만 해도 부채비율이 433.8%였으나 2012년 474.8%, 지난해 483.1%로 갈수록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눈 추세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1천억 원 규모로 단행했다. 차입금 규모가 5천억 원이 넘는 가운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 원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코오롱워터앤에너지도 영업이익이 2011년 89억 원에서 2012년 146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85억 원으로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코오롱그룹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난맥상으로 얽혀 있는 부실 계열사 지원의 고리부터 끊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측은 "덕평랜드의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고속도로 휴게소 민자사업 시작단계에서 모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은행권의 파이낸싱이 이뤄진 것"이라며 "크리오텍의 경우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사업정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덕평랜드는 지난해 약 189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 30억 원을 기록했고, 덕평휴게소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오텍은 코오롱글로벌이 한국가스공사와 합작해 2003년 설립됐는데, 이 회사 역시 사업시작 단계에서 차입약정에 대한 담보를 모회사인 코오롱글로벌에 요청했다고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