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영숙 박사팀이 최근 국제 환경 학술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팔당호에서 채취한 표본에서 살충제 성분 9가지가 검출됐고 이중 플루톨라닐(flutolanil)과 이소프로티올란(isoprothilane) 등 2가지 화합물이 환경호르몬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팔당호의 6개 지점에서 표본을 채취해 성분을 검사하고 세포실험 등을 통해 여기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들이 내분비계 교란 작용을 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6개 표본 채취 지점에서 대부분 살충제 성분 9가지가 검출됐다. 그러나 검출된 살충제 성분의 전체농도와 각 물질별 농도는 모두 허용 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이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양성인 인간 유방암세포에 이들 물질을 투여해 내분비계 교란작용을 하는지 조사한 결과 벼 농사와 채소, 인삼 재배 등에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인 플루톨라닐과 이소프티올란을 투여한 유방암 세포들이 대조군보다 증식이 더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루톨라닐과 이소프티올란이 인간 세포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통해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자연계에 배출되면 분해가 잘 되지 않아 오래 잔류하면서 어류 등의 지방층에 축적되며 이런 어류를 먹은 사람도 체내에 조금씩 환경호르몬이 축적되면서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진은 팔당호 표본에서 검출된 이 화합물들의 농도가 높지는 않지만 내분비계 교란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음이 확인됐다며 이들 살충제 성분의 농도에 대한 표준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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