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은 이어 27일부터 22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착수, 초반 판세 장악을 위한 세몰이와 이슈선점에 나서면서 전국이 본격적인 선거 열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노무현 대 이회창' 양자구도로 진행됐던 지난 16대 대선과는 달리 범여권과 보수진영 모두 후보단일화에 실패해 초반 선거전은 다자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범여권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각각 출사표를 던지고 보수 진영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출마, 득표 경쟁을 벌이게 된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진보진영 대표로 3수에 나설 예정이다.
범여권과 보수의 양대 진영이 이처럼 모두 복수 후보를 낸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일로, 후보단일화 여부가 막판까지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등록한 예비후보 151명 가운데 13명이 후보등록을 위한 준비서류를 점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예정대로 등록절차를 밟을 경우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3대 대선 이래 사상 최다의 출마자를 배출하는 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3대.14대 대선은 8명, 15대는 7명, 16대는 8명이 출마했다.
이번 대선은 '민주화세력 대 산업화세력'의 마지막 대결의 장이 될 것이란 예상 속에 '경제'와 '평화'가 양대 화두로 등장, 유권자의 주요 선택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97년 'DJ 비자금 수사'와 2002년 '병풍(兵風) 수사'가 당시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 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검찰의 'BBK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막판 대선판도를 좌우할 중대변수로 등장했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1년여간 여론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등 대선정국의 유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상태다.
수사결과 이명박 후보와 관련된 혐의가 해소될 경우 이명박 후보는 대세론을 굳히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나 혐의가 명백하게 드러나면 이 후보는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지지율이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당내에서는 '이회창 대안론'과 '이명박 사수론'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보수진영이 심각한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틈을 타 범여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룰 경우 대선판도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을 개연성도 있다.
검찰이 수사기간 부족과 정치적 부담 때문에 수사결과 발표를 대선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있지만 신당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추가 폭로하며 사활을 건 검증공세를 펼 것으로 보여 양당간 공방은 갈수록 격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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