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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공동묘지서 미라.가족합장묘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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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공동묘지서 미라.가족합장묘등 발견
  • 송숙현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2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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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난개발 방지와 강남ㆍ강북권역의 균형적인 개발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랑구 신내동 일원 강북권역 택지개발사업 예정지에서 조선시대 분묘 유적 170여 기(基)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발굴조사 전문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은 지난 5월7일부터 택지지구 예정지 내 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신내동 694-30번지 일대 2개 지점 중 Ⅰ지구 8만4천858㎡를 SH공사와 ㈜태평의 의뢰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곳이 조선시대 공동묘지임을 확인했다고 25일 말했다.

   인근 봉화산(해발 137.9m)에서 뻗어내린 산줄기가 90년대 신내택지개발사업으로 절단되고 남은 해발 50m 안팎의 구릉 지대인 이곳에서 드러난 조선시대 분묘는 회반죽으로 덧널(槨)을 조성한 회곽묘가 94기, 흙을 파고 관곽(棺槨)을 안치한 토광묘가 76기 등으로 나타났다.

   출토유물은 무덤 숫자에 비해서는 많지 않아 명기(明器.부장용 그릇) 16점, 유리 7점, 동전 1점 등이었으며 이 외에 지표조사 과정에서 백자병 2점과 명기 5점을 수습했다.

   전체 무덤 중 68기에서 인골이 확인됐으며, 이 중 2곳에서는 미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미라 추정 시신은 서울대 해부학교실 신동훈 교수팀이 분석 조사할 예정이다.

   신 교수는 "아직 시신을 감싼 의복 등을 해체하지 않아 시신이 미라인 상태로 남아있는지, 아니면 인골만 남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통상 조선시대 미라라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신내 유적에서 수습된 미라 추정 시신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무덤에 묻힌 시신은 7호 토광묘로 명명한 1곳만 제외하고 모두 머리를 산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 정종수 유물과학과장은 "조선시대 매장 풍습에서 머리는 산쪽을 향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산을 북쪽으로 인식한 데 따른 풍수지리설의 영향"이라면서 "따라서 동서남북이라는 나침반식 절대 방향을 기준으로 무덤의 동서남북 방향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 조선시대 분묘 중에는 부부로 생각되는 일가족을 합장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 사람씩 따로 매장한 사례도 발견됐다. 나아가 합장묘의 경우에도 양쪽 회곽이 길이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신숙정 원장은 "이는 아마도 부부의 신장 차이를 고려해 회곽을 제작한 데서 비롯된 현상일 것"이라면서 "부부간 합장에서 남녀의 좌ㆍ우 정형성은 없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공동묘지가 발견되기는 은평뉴타운 지구에 이어 이번 신내지구가 두 번째다. 은평뉴타운에서는 무려 3천400기에 이르는 분묘 유적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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