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편집기 표절논란, 제2의 ‘카페’ 명칭 분쟁으로 번지나?’
다음이 네이버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2월 정식서비스를 앞둔 다음의 웹문서편집기 ‘파워에디터’가 네이버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에디터’의 외양과 기능 모두 흡사하다는 것. 현재 이를 두고 양사는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는 서비스 개발문제로 종종 표절논란을 벌여왔다. 업계에서는 2004년 양사가 법정소송을 불사한 ‘카페’ 명칭 분쟁이 이번 건으로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웹문서편집기는 이용자들이 양질의 전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도와주는 툴로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기능이다. 스마트 에디터는 네이버가 1년여를 투자해 만든 독창적인 웹문서편집기로 멀티미디어, DB첨부기능 등이 강화됐다. 지난 7월부터 블로그의 ‘에피소드2’를 필두로 카페, 메일 등 네이버 서비스 전체에 적용되고 있다.
파워 에디터 역시 다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카페서비스의 핵. 다음은 주력서비스인 카페의 전면적인 개편을 앞두고 이를 선보였다. 지난 20일부터 공개적으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워에디터는 스마트 에디터의 주요 기능 뿐만 아니라 이름과 글자폰트까지 유사하다. 포털업계에서 메일, 카페, 블로그 등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능경쟁을 해온 것은 다반사. 그러나 이처럼 업체가 개발한 기능을 고스란히 따라한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 논란의 요지다. 특히 스마트 에디터를 기점으로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는 기존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한 권의 잡지책과 같은 비주얼을 갖추게 됐다. 강화된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네이버 주요 서비스의 이미지와 질을 확 바꾼 핵심적인 플랫폼이라는 것.
최근 다음이 선보인 파워에디터의 주요 목표 역시 네이버와 같다. 높아진 디자인 자유도,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등을 전면에 내웠다. 특히 세부적인 기능으로 들어가면 한두개를 빼고는 유사하다. 다음이 중요 기능으로 내세운 글쓰기 도중 자동저장은 이미 네이버가 지난 7월 앞서 선보인 것. 다음의 ‘막강한 편집기능’, ‘다양한 글쓰기 양식’, ‘이미지 업로더’는 각각 네이버의 ‘전문글쓰기 기능’, ‘포스트레이아웃 기능’, ‘포토 업로더’와 같은 기능이다. 즉 명칭만 다를 뿐 내용은 유사하다.
표절논란에 대해 다음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음 커뮤니티팀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성을 위주로 서비스를 만들다보면 겉보기가 유사한 서비스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네이버가 먼저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다음 역시 이미 카페 전면개편을 위해 파워에디터를 미리 준비해와 이번 표절논란은 의미없다”고 일축했다.
네이버 측은 일단 정식서비스까지 두고 보겠다는 입장. 네이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유사한지 기능 면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표절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카페’ 명칭 소송에 이어 지난해에는 웹2.0식 이미지 업로드 플랫폼을 두고도 한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다음이 먼저 ‘다음 파이’란 명칭으로 서비스를 선보였고 네이버가 ‘네이버 모자이크’를 잇따라 내놔 논란이 된 바 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