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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4세 젊은 오너들 '새판짜기' 분주...미래 현안 챙기며 후계 역량 쌓기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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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4세 젊은 오너들 '새판짜기' 분주...미래 현안 챙기며 후계 역량 쌓기 한창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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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40대 젊은 오너 3·4세들이 그룹의 청사진을 새로 그리며 미래 사업 준비에 분주하다.

그룹 고위직으로 경영 역량을 쌓고 있는 후계자들은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T) 등 그룹의 차세대 동력을 적극 발굴하며 현안을 챙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바이오, AI, 수소’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본격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4일 사내 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오너 3세인 정기선(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맡는다.

현대중공업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화와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전기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추진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정 부사장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왼쪽)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왼쪽)

현대오일뱅크가 2030년까지 주유소 인프라에 수소 충전소를 180개로 확대해 ‘종합 에너지 충전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에서도 정 부사장의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사업은 서울아산병원 의료 데이터를, AI는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현대로보틱스(대표 서유성)를 활용해 추후 ‘정기선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말 일찌감치 단행된 그룹 정기인사에서 대표로 내정된 한화그룹 3세 김동관(38) 한화솔루션 대표는 전략마케팅, 영업담당 등 한화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태양광과 관련한 실무를 익히며 성과를 냈다. 2010년부터 다포스포럼에 참석하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네트워크도 형성했다.

김 대표의 경영수업은 2010년부터 10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인사로 그간 쌓아온 후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의 큐셀부문은 2015년 흑자 전환했고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톱티어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내부에서도 인성 좋고, 직원들과 소통능력도 뛰어난데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가진 김 대표를 향한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왼쪽 첫 번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왼쪽 첫 번째)

GS그룹은 사촌·형제 경영 체제인 만큼 다수의 오너 4세들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허창수 GS건설 회장 동생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42) GS칼텍스 상무는 카셰어링부터 드론배송까지 ‘올인원 주유소’ 구축을 위한 신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44) 전무는 지난 9월 GS에너지에서 지주사인 (주)GS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사업 발굴 과제를 받았다.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42) 사장은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수처리, 모듈러 부분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4세인 이규호(37) 전무는 온라인 사업 강화, 아웃도어에 치중된 사업구조 다변화 등 패션사업의 체질 개선 작업에 힘쓰고 있다. 패션 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선두에 이 전무가 자리한 셈이다.

코오롱FnC의 브랜드를 젊은 이미지로 새롭게 구축하고 오프라인 일변도의 기존 유통 구조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재편했다. 온라인몰인 코오롱몰은 2017년 개편 후 꾸준히 성장 중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와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코오롱스포츠의 히스토리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콘셉트스토어 ‘솟솟618’, ‘솟솟상회’도 열었다.

젊은 후계자들이 그룹의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은 중견그룹이라고 다르지 않다.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장남인 장동하(39) 기획조정실장은 AI 분야에 집중한 상품 개발과 외부 협업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다.

2015년 출시된 학습지와 태블릿PC를 결합한 스마트 교육상품은 교원그룹의 첫 ‘에듀테크’ 신호탄으로 여겨지는데 장동하 실장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핀테크, 헬스케어 관련한 스타트업 육성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교육이란 특정 분야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역량으로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오른쪽)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오른쪽)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장남인 김대헌(33) 호반건설 기획담당 대표는 ‘디지털 전환(DT)’을 통한 미래 호반을 준비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클라우드서비스, AI·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사업예측 서비스 구축,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 지원 등 디지털 전환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해에는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도심형 팜 기업, 안면 인식기반 보안 업체, 스마트 시티 관련 기술업체 등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젊은 감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으며 경영수업 중인 오너 3·4세들의 역할에 더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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