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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폭발사고 현장검증..담담하게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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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폭발사고 현장검증..담담하게 재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2.0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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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거듭하며 며칠 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충북 청원군의 채석장 사망사고에 대한 현증검증이 3일 오후 청원군 부용면 W산업 채석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피의자 권모(58) 씨가 사고로 숨진 서모(33) 씨와 함께 채석장 사무실 맞은편 식당에서 나오는 것으로 시작해 사고 현장까지 권 씨의 이동 경로에 따라 이뤄졌다.

   ◇ 현장검증을 통해 재구성한 사고상황 = 사고 당일인 28일 오전 7시 10분께 권 씨는 서 씨와 함께 식사를 한 뒤 식당을 나서 함께 굴착기가 서 있던 작은 공터까지 200m 가량의 경사로를 함께 걸어갔다.

   권 씨는 이곳에서 만난 화약주임 김모(70) 씨와 함께 발파장소까지 300m 가량을 걸어갔고 굴찰기 기사인 서 씨는 반원 모양으로 움푹 패인 채석장의 좁은 갓길로 굴착기를 직접 조종해 이들을 뒤따랐다.

   발파장소에 들어가기 직전, 직선거리 8m 정도의 공터에 다다랐을 때 서 씨는 권 씨의 유압 드릴 중장비가 발파장소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 채석장 바깥쪽에 굴착기를 세워둔 채 내렸다.

   걸어서 먼저 발파장소로 갔던 권 씨는 유압드릴 중장비를 운전해 서서히 후진했고 서 씨는 이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권 씨는 서 씨가 서 있던 장소에 있던 암석과 굴착기 사이로 후진하다 암석에서 20cm 정도 떨어졌을 때 암석을 피하기 위해 장비 상체를 바깥쪽으로 틀었고 그 사이 서 씨가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알았다.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장비와 암석 사이로 몸을 피하려는 순간 권 씨가 장비의 상체를 틀면서 서 씨의 몸이 암석과 장비 사이에 낀 것으로 추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황급히 장비를 전진시키고 내린 권 씨는 쓰러진 서 씨의 작업복 상의 왼쪽 가슴 쪽에 붙은 불을 다급하게 손으로 털어 끈 뒤 발파장소에 있던 김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때 서 씨의 휴대전화는 배터리 부분이 녹아 본체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김 씨는 안전관리책임자 안모(51) 씨 등 회사 동료를 불러 채석장 입구의 사무실까지 서 씨를 업고 간 뒤 사무실에서 119로 사고 신고를 하고 회사 차량을 이용해 서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서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담담하게 상황 재연한 권 씨 = 피의자 권 씨는 지난 1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갑 없이 모자만 쓴 채 현장검증에 임했다.

   현장검증이 시작된 직후 권 씨는 경찰 관계자의 사적인 질문에 곧잘 대답하는 등 시종 여유있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서 사망 경위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자 권 씨의 표정은 이내 긴장으로 굳어졌으며 현장검증을 책임진 경관이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자 권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리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 검증을 함께 지켜본 서 씨 유족은 권 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보이자 "말도 안돼"라며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 씨를 치고 나서 동료가 서 씨를 업고 채석장 입구까지 가는 동안 무엇을 했냐"는 경찰의 질문에 권 씨는 "장비에 있던 화약 3개(3kg)를 꺼내 발파장소로 가지고 갔다"고 진술했고 화약주임 김 씨는 "권 씨는 그 자리에 있었다"고 말하는 등 진술이 엇갈려 참석한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또 검증이 마무리된 뒤 권 씨는 "다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폭약을 발파장소로 가지고 갈 생각을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폭약을 장비 안에 두면 안된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날 검증에는 이번 사건을 담당한 청주 흥덕경찰서 폭력 2팀과 함께 현재 서 씨 휴대전화에 대한 감정을 진행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부분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검증 내용과 검증 과정에서의 권 씨 행태 등을 분석한 뒤 휴대전화 감정에 참작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 현장 검증은 피의자의 진술을 바탕으로 진행됐다"며 "이번 검증을 통해 무성한 추측을 낳았던 서씨의 사망경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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