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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순혈주의 깨지나?...디지털 업무 분야 등에 외부 전문가 영입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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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순혈주의 깨지나?...디지털 업무 분야 등에 외부 전문가 영입 잇따라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12.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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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들이 디지털 업무 분야 등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그간의 내부인사 기용 관례를 깨고 전문성이 부족한 분야에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발탁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서 외부 전문가 영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디지털 분야다.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은 이달 들어 은행장 직속의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신한은행 디지털 혁신단은 △AI Unit(구 AI통합센터, AICC) △MyData Unit(마이데이터 사업 전담) △Data Unit(구 빅데이터센터) △디지털R&D센터 등 네 개의 조직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김혜주 상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김준환 상무 데이터 유닛(Data Unit)을 총괄한다.
 

▲(왼쪽부터) 김혜주 상무, 김준환 상무.
▲(왼쪽부터) 김혜주 상무, 김준환 상무.
김혜주 상무는 국내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제조,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관련 실무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다. 최근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사업화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한 경험과 정부기관 자문위원 활동 등을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이론과 실무에 정통한 적임자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대에서 통계학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SAS Korea, SK텔레콤 등을 거쳐 삼성전자 CRM 담당 부장, KT AI BigData 융합사업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김준환 상무는 빅데이터와 AI를 현업에 적용, 사업 모델화하는데 강점을 지녔다. 다양한 산업군의 프로젝트를 통해 플랫폼 구축, 데이터 수집 및 분석, AI 기술 적용 등 데이터 산업 전반의 탁월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은행권 AI 및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KAIST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마치고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 삼성전자를 거쳐 SK주식회사 C&C 그룹장으로 빅데이터와 AI 부문을 이끌어왔다.

신한금융그룹은 개방과 혁신 관점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개방형 인사를 추진해 전략, 글로벌, 디지털, 자산운용 등 그룹의 다양한 분야에 외부 전문가를 중용해왔다.

신한은행도 지난 2017년부터 김철기 본부장, 장현기 본부장 등 디지털 부문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영입된 인사는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신한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그 역량을 내재화하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핵심 사업분야의 전문성 있는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래 NH농협은행 부행장.
▲이상래 NH농협은행 부행장.
NH농협은행(행장 손병환) 역시 앞서 지난 7월 이상래 전 삼성 SDS 상무를 디지털금융부문장(CDO,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농협은행에서 준법감시인을 제외하고 외부 출신 부행장이 영입된 것은 처음이다.

신규 선임된 이상래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대구 영진고와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91년 삼성SDS에 입사해 솔루션컨설팅팀장, 데이터분석사업팀장, 디지털마케팅 팀장 등을 지냈다.

농협은행은 외부 디지털 전문가 영입으로 코로나 19 사태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디지털 신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등 디지털금융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관련 풍부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중용했다”며 “디지털금융 조직을 강화하는 만큼 디지털금융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행장 지성규)와 우리은행(행장 권광석) 역시 일찍이 외부 영입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왔다. 하나은행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지난 2017년 영입한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 김정한 전무가 그룹의 ICT 총괄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8년 황원철 전 하나금융투자 상무를 디지털금융그룹장 겸 CDO로 영입했다. 황원철 상무는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C레벨 임원이다. 또한 한글과컴퓨터 대표를 지낸 노진호 부사장이 우리금융지주의 디지털 컨트롤타워인 디지털ㆍIT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다.

디지털이 아닌 분야에서의 외부 인사 발탁도 눈에 띈다. 은행 내 순혈주의가 강한 분위기에서 외부 전문가 영입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은 은행의 이미지를 책임질 조민정 홍보·브랜드본부장을 발탁하면서 외부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기업은행이 본부장급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조 본부장은 광고, 언론홍보, 디자인경영, 사회공헌 등 홍보‧브랜드본부 운영을 총괄할 예정이다.

조민정 본부장은 서강대 불어불문학, MIT 경영대학원 석사를 나왔으며 삼성전자 전략마케팅 부장, SPC그룹 브랜드전략 실장, 현대카드 Brand2실 상무이사 등 광고 기획사를 비롯해 제조업, 금융업 등을 거치며 20년 이상 광고‧홍보‧브랜딩 분야 업무를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은 홍보‧브랜딩 전문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전문성이 부족한 분야에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해 나가고자 하는 윤종원 은행장의 인사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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