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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작년 수주목표 91% 달성...대우 75%, 삼성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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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작년 수주목표 91% 달성...대우 75%, 삼성 65%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1.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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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3사가 지난해 연말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지만 지난해 연초에 설정했던 수주 목표는 채우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발주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 3사의 수주 목표액 달성률이 60~7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현대중공업(회장 권오갑)은 지난해 100억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수주 목표액 110억 달러의 91%를 달성하며 목표치에 거의 접근했다.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은 목표치 72억 달러의 74.5%인 53.7억 달러를 수주했고, 삼성중공업(대표 정진택)은 84억 달러를 목표했으나 55억 달러를 수주해 6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조선 3사는 지난해 4분기에만 130억 달러를 수주하며 3분기 누적 수주액의 2배에 달하는 일감을 쓸어 담았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13%에 머물렀던 수주목표달성률을 1~2개월 만에 65%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수주 랠리의 원동력으로 LNG운반선이 꼽히고 있다. LNG운반선은 선박 당 단가가 2000억 원 이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세계시장에서 국내 조선 3사가 경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조사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전 세계 대형 LNG운반선 수주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조선업계에선 지난해 12월 조선 3사의 LNG운반선 수주가 많았던 만큼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에서도 수주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발주된 42척의 VLCC 세계발주물량 중에서 현대중공업그룹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대표 가삼현)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7척, 7척을 수주하면서 한국이 점유율 81%를 기록했다.

올해 LNG선 발주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IMO 2020’ 등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량 규제에 이어 같은 해 9월 유럽연합이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통과시키면서 노후선 교체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30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전망치인 1450만CGT는 물론 2019년 전망치였던 2860만CGT를 뛰어넘는 숫자다.

또 카타르 국영 석유사 QP가 올 2분기에 40~60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수주목표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149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5% 상향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기술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공격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한국조선해양이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조선해양은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상향 조정된 목표치를 제시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조선 3사의 연말 수주 몰이가 ‘저가수주’ 덕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조선 3사의 4분기 수주 증가는 일감 부족에 따라 급하게 물량을 채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4분기에 조선 3사의 신규수주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2019년 연간 수주량의 70% 수준에 그친데다가 선가가 지속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2019년 말 130p에서 최근 126p로 3.2% 하락했다. 환율을 고려하면 원화 선가가 8.2% 하락한 셈이다.

더욱이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면서 조선업계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부터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철강업계가 유통향 제품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61.8달러로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보다 40%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번 분기에 유통향 열연강판, 후판 등 판재류 가격을 톤당 1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응해 원가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디지털기술로 설계·구매·생산 등의 과정을 최적화해 저비용 고효율 조선소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LNG 관련 핵심 공정의 기술자립, 원격 자율운항기술 강화, 연료전지 및 암모니아추진선 관련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의 수주 부진으로 매출 및 조업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주 잔량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생산 공정 안정화 및 기술 혁신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최근 한국조선해양과의 합병 이슈가 불거진 만큼 독립적인 경영체제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시작된 수주 랠리가 이달까지 이어지는 등 조선시장이 풀리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수주목표를 하향하는 등 무리한 수주를 진행하지 않았다. 선박 가격 하락도 체감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후판 가격 인상과 관련해선 “아직 철강업계와의 가격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실제 영향을 논하긴 이르다”면서도 “사측은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 요구를 예상하고 수주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난해 완료될 예정이었던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면서도 “사측은 올해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목표로 합병 후 시너지 창출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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