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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산 왜 자주 다운되나 했더니...동학개미 폭증했는데 전산운용비 투자는 8%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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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산 왜 자주 다운되나 했더니...동학개미 폭증했는데 전산운용비 투자는 8% 찔끔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1.03.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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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전산장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정보보안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산운용비가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신규 계좌 및 활동 계좌의 증가량과 비교했을 때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8개 증권사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5802억 원으로 2019년 5368억 원보다 8.1% 증가했다. 2018년(5419억 원) 대비 2019년 전산운용비는 되레 줄었다. 자산 기준 20대 증권사로 살펴봐도 4525억 원으로 전년 4193억 원 대비 7.9% 증가했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사들의 정보보안 투자 지표로 여겨진다. 시스템 설치 및 구축비용을 제외한 증권사 전산시스템 사후관리와 전산운용 관련 인건비·회선비·수선비·고객정보보호 관련 비용 등이 포함된다.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 MTS 거래가 증가해 전산운용비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거래량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전산 장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으로 인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일부 증권사 HTS와 MTS 접속이 지연됐다. 앞서 1월에도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접속장애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활동계좌 및 신규계좌가 크게 늘어난 반면 전산시스템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4000만 개다. 지난해 3월 3000만 개를 넘은 이후 1년만에 30% 넘게 증가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지난해 개설된 신규 계좌 수가 333만 개로, 2019년 68만 개 대비 4배 넘게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신규 계좌 수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대형 증권사의 경우 최근 1년 사이 2배 가까이 신규 계좌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증권사 가운데 전산운용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쏟은 곳은 삼성증권으로 나타났다. 3년 연속 7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721억 원이다. 다만 2019년 719억 원 대비 0.3% 증가에 머물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전산운용비를 크게 늘리기 보다는 매년 꾸준히 투자해 소비자를 위한 비대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움증권이 630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3년 동안 꾸준히 전산운용비를 늘렸다. 전년 대비 12.6% 증가했으며 2018년에 비해서도 22.6%나 늘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전년보다 5.7% 늘리며 525억 원을 전산운용비로 썼다. 

나머지 17곳 증권사는 전산운용비가 300억 원도 채 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은 전산운용비로 200억 원대를 썼고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은 100억 원대를 지출했다.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신영증권은 전산운용비로 100억 원도 소요하지 않았다.

20개 증권사 가운데 2019년 대비 지난해 전산운용비가 줄어든 곳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3곳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전산운용비 211억 원으로 3.9% 감소했다. 2년 전인 2018년 264억 원보다는 19.8% 감소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전산운용비 항목과 내부 기준에 포함되는 비용이 달라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며 “내부 기준으로는 3년 연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전산운용비는 1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외부에 용역으로 맡겼던 전산 관리를 내부 인력으로 충원하면서 전산운용비에 포함된 인건비 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전산관리 등에 들어간 비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018년 대비 지난해 전산운용비가 줄어든 곳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과 더불어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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