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기계실 진동소음 호소에 건설사는 '모르쇠'...관련 규정 없어 막막
상태바
아파트 기계실 진동소음 호소에 건설사는 '모르쇠'...관련 규정 없어 막막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4.14 0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파트에서 기계실 진동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호소했고 관리실 직원도 소음을 인지했지만 건설사 측은 소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소음피해와 관련해서는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구제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지난 2월 15일 분양가 3억4000만 원 대에 경기도 시흥시에 소재한 브랜드 아파트 1층에 입주한 박 모(남)씨는 첫날부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새 지하에 있다고 들은 기계실에서 진동과 이로 인한 소음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튿날 관리실에 항의한 후 약 한 달간 건설사 AS팀이 수차례 방문해 진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배관을 한 차례 조정했으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박 씨가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장하자 4월6일 건설사 직원 둘과 관리사무소 직원이 다시 방문점검을 나왔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진동과 이로 인한 소음이 배수 펌프와 보일러로 인한 것 같다”고 추정했으나 건설사 직원들은 “진동이나 소음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사 직원들은 다음날인 4월 7일에도 방문해 또 “여전히 진동과 소음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고 “내가 들리지 않아 우리 측에서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측정을 통해 소음이 나오지 않는다면 알아서 참으라”고 했다는 게 박 씨 주장이다.

박 씨는 “10일엔 냉장고를 수리하러 온 LG서비스센터 직원이 진동에 의한 소음을 느끼고 2분 만에 진원지를 찾아내기도 했다”며 “관리실 직원도 인정한 하자를 본사 직원이 와서 점검하더니 안들리니 알아서 참으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건설사 측은 '공동주택의 소음측정기준'에서 정하는 법적 기준에 적합성을 검증 받았다면서도 4월 중순 다시한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과 시행령에 따라 내력구조부별 및 지반공사의 하자담보책임은 최대 10년까지, 시설공사별 하자담보책임은 3년까지 기간이 인정된다.

박 씨의 경우 아파트 관리사무소 차장의 의견에 따라 배수 펌프와 보일러로 인한 진동과 소음 등의 하자라면 ▶난방·냉방·환기, 공기조화 설비공사 ▶급·배수 및 위생설비공사 ▶전기 및 전력설비공사에 해당돼 3년의 하자담보책임 기간이 발생하고 이 기간 내에 하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하자보수를 청구 받은 사업주체는 15일 이내에 하자를 보수하거나 보수 계획을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관리단 및 공공임대주택의 임차인 또는 임차인대표회의에 서면 통보하고 보수해야 하고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이유를 기재해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만약 박 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소음과 진동이 하자로 판정된 후 이행하지 않는다면 최대 10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의 강제력이 있다.

만약 진단에 들어간다고 해도 박 씨의 사례가 하자로 인정될지는 미지수다.

건설사 관계자는 박 씨에게 소음을 측정하겠다고 했지만 문제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진동으로 인한 소음과 떨림이라 하자로 인정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 건립 시 진동에 관한 규제는 따로 없어 소비자가 피해를 인정받아 하자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진동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관련해 하자를 인정 받으려면 이는 소음이 돼야 하는데 그정도 소음이라면 건설사에서 이미 처리해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하자는 진단과 검사를 통해 하자임이 우선 인정돼야 담보 책임에 따른 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하자 판정이 나기 전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파트에서 진동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해도 관련해 하자를 입증할 수 있는 규제나 정책이 없어 고스란히 소비자가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관계자는 "만약 하자가 있었다면 입증된 후 15일 내에 건설사 측에서 시정하거나 보수 계획을 통보해야 하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동주택관리법 37조5항에 따라 시군구청 등 지자체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