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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사퇴...남양 홍씨 '남양유업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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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사퇴...남양 홍씨 '남양유업 뒤안길'로…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5.0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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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71)이 4일 사퇴했다.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과 외조카 황하나 사건, 경쟁사 비방 댓글 등 남양유업과 관련한 잇따른 논란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홍 회장은 이와함께 자녀에게는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남양유업이 비상경영체제 돌입하면서 1964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홍 회장의 거취와 남양유업의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기획실 부장으로 남양유업에 입사했다.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경영에 본격 참여했으며 1988년 부사장, 1990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03년 회장직에 올랐으나 건설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가 불거지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와 전문경영인(CEO)에게 경영을 맡겼다.

홍 회장은 연구개발에 매년 60~70억 원대 비용을 투자해 맛있는 우유, 불가리스 등 기존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판매관리비를 줄여 수익성도 제고했다.

주력 사업인 우유와 분유제품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수출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했으며 백미당, 일치, 철화, 철그릴 등으로 대표되는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다.
 

▲홍영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최대한 아끼자'는 홍두영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 오랜 기간 사옥을 두지 않았다. 무차입 경영도 유지해 평균 부채 비율이 매년 20% 안팎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으로 홍 회장은 51.68%의 남양유업 지분으로 그룹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홍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은 53.08%이다. 남양유업은 50%가 넘는 홍 회장 일가 지배력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 이사회는 총 6인이며 이 중 4명이 사내 이사이다. 사내이사 4명 중 3명은 홍 회장 본인과 홍 회장의 모친인 지송죽 여사(92), 장남 홍진석 상무(46)로 구성됐다. 나머지 1명은 지난 3일 사임한 이광범 전 대표로, 이 대표 역시 홍 회장이 임명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독단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가 이번 불가리스 논란과 홍 회장 사퇴의 주효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홍 회장이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엔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2013년)과 여직원 정규직·비정규직 논란(2013년), 대리점 판매수수료 편취(2017년) 및 대리점 입막음(2017년), 홍 회장의 외조카 황하나의 마약 투약 의혹 조사 거부(2019년), 매일유업 허위비방 악플(2019년) 등 굵직한 사건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에는 동물시험과 임상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홍원식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회사 돈을 유용했다는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홍진석 상무는 지난 달 보직 해임됐으며 지난 3일에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 날인 4일 홍 회장이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남양 홍씨는 남양유업 창립 57주년만에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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