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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금융 올 들어 시총격차 '3조'로 벌어져...사모펀드 사태·비은행이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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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신한금융 올 들어 시총격차 '3조'로 벌어져...사모펀드 사태·비은행이 갈라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5.1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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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올 들어 금융지주 시가총액 경쟁에서 라이벌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와의 격차를 꾸준히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올 들어 2배 이상 벌어졌는데 KB금융이 사모펀드 사태를 빗겨간 사이 신한금융은 사모펀드발 금융당국 징계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 올 들어 2배 이상 벌어진 시총 격차... 사모펀드 사태·비은행 실적이 갈랐다

12일 종가 기준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4조2832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17위, 금융주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라이벌 신한금융(21조1031억 원) 대비 시총은 약 3조2000억 원 더 많았다. 

지난 2019년까지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치열한 시총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해 6월 KB금융이 역전한 뒤로 줄곧 신한금융에 계속 앞서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올 들어 두 회사의 시총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KB금융(18조461억 원)과 신한금융(16조5547억 원)의 시총 격차는 1조4914억 원이었으나 4개월 절반이 흐른 지난 12일 기준 시총 격차는 3조1801억 원으로 2배 이상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시총이 급격히 벌어진 원인으로 ▲사모펀드 사태 및 CEO 징계 ▲KB금융의 비은행 실적 개선 등을 꼽고 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된 라임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해 현재까지 금융당국 분쟁조정 및 금융회사·경영진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두 회사 최고 경영진이 금감원으로부터 경징계를 받고 현재 금융위 의결 과정을 앞두고 있다. 

KB금융은 라임 사태와 관련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가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지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문제가 된 펀드를 판매하지 않아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자유로워 지주 및 은행 경영진 리스크가 없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큰 잡음없이 은행·비은행 계열사가 고루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한 점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져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사모펀드 리스크' 유무가 두 회사의 주가 격차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이 올 들어 비은행에서 실적 개선이 뚜렷해진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비은행 수익 비중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KB금융이 올 들어 증권-보험 계열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보험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이 올해 1분기 순이익 약 1100억 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고 해외시장에서도 지난해 인수한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에서 인수합병 효과가 나타났다.

기존 계열사 중에서도 KB증권이 1분기 순이익 22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K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전년 말 대비 13.5% 포인트 상승한 48.6%를 기록하며 신한금융(48.1%)을 제쳤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비은행 부문에서 실적이 좋은 곳이 신한금융은 카드가 강하고 KB금융은 증권이 강한데 이익 개선 속도가 카드보다 증권이 좋은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사태로 증권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면서 시총 격차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두 회사의 시총 격차가 더 벌어질 지는 미지수다. 신한금융도 사모펀드 사태가 수습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라임펀드 관련 징계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낮은 경징계를 받으면서 숨을 돌린 상황이다. 당분간 현 격차를 유지하겠지만 신한금융의 경우 사모펀드 리스크가 종결된 이후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가장 큰 사업모델의 차이는 신한금융은 비은행이 상대적으로 강했지만 KB금융이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를 대부분 채웠고 전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면서 "다만 시총의 갭(차이)이 줄어들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밝힌 한 애널리스트도 "신한금융은 선제적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한데 비해 KB금융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비은행 수익이 크게 상승했고 올해 1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주가에 많이 반영돼 양사의 시총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와 같은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다면 양사의 시총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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