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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의 디지털화 전략은 적과의 동침?...서한국 행장, 빅테크와 적극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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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의 디지털화 전략은 적과의 동침?...서한국 행장, 빅테크와 적극 제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8.0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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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의 최근 디지털 영토 확장 행보가 금융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3월 사내 디지털 전문가로 꼽히는 서한국 부행장이 행장 자리에 오른후 잠재적 경쟁자인 빅테크 업체들과 활발한 업무협업에 나서면서다.

은행들이 보통 금융중개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는 경우는 많지만 은행 고유 업무를 둘러싼 빅테크와의 제휴는 이례적이란 시각이 많다. 

전북은행은 지난 5월 말, 카카오그룹 계열 AI 전문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신기술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비대면 고객관리 등 종합 업무 플랫폼인 '카카오워크'를 도입, 디지털화를 가속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 서한국 전북은행 은행장,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왼쪽부터)가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서한국 전북은행 은행장,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왼쪽부터)가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달 9일에는 카카오뱅크와 국고금수납점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쟁상대인 인터넷전문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다. 지난 달 28일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제휴 주요 내용은 ▲디지털 금융서비스 고도화 및 금융혁신을 위한 기술 협력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는 금융상품 기획·금융서비스 및 마케팅 제휴 ▲상호 공동발전을 위한 포괄적 협력 등으로 기술 뿐만 아니라 상품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상품개발 및 판매 전 분야를 함께 진행한다는 등이다.  

다른 지방은행들이 판로개척을 위해 금융중개플랫폼과 협업하는 것과 달리 전북은행은 은행 고유 업무영역에서도 빅테크와 손을 잡은 셈이다. 

이같은 행보는 자타공인 사내 디지널 전문가로 꼽히는 서 행장 취임 후부터 가속화하고 있다. 서 행장은 은행장 부임 직전 수석부행장으로 영업전략본부와 디지털본부를 맡아 전북은행의 디지털 전환 업무를 총괄해왔다. 

서 행장이 디지털본부를 맡았을 당시 전북은행은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을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로봇점포'를 처음 선보였고 챗봇 전문 솔루션 회사인 인라이플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지능 기반 고객 응대 서비스 개발 및 빅데이터 교류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함께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으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아 사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전북은행이 서 행장 체제에서 타행에 비해 다소 열세인 디지털 금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은행의 모바일뱅킹(뉴스마트뱅킹) 서비스가 부산은행(썸뱅크), 경남은행(투유뱅크), 대구은행(아이엠뱅크) 등 경쟁 은행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 행장은 지난 달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유입시켜 이를 분석 및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인터넷 은행과 빅테크, 핀테크 등 플랫폼 업체와의 경쟁이 아닌 전략적 제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술만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는 따뜻한 디지털 금융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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