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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 의심사례 최다 기업은행, 교차판매 고배점 KPI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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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 의심사례 최다 기업은행, 교차판매 고배점 KPI 때문?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10.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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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중에서 IBK기업은행이 은행 대출시 다른 금융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꺾기' 의심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 배점에서 교차판매 배점이 최근 수 년간 크게 증가한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여신실행일 전후 1개월 초과 2개월 이내 은행별 금융상품 가입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19만5059건에 달했다. 판매금액 역시 13조4590억 원으로 최다였다.

유 의원 측은 기업은행 KPI에서 교차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30점에서 지난해 55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한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기업은행 KPI는 총 1000점으로 구성돼있는데 지난 2017년 고객관리 부문에 배당된 배점은 개인 고객관리 50점과 기업 고객관리 45점으로 총 95점이었다. 이 중 교차판매 관련 배점은 개인·기업고객 모두 15점 씩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개인교차판매 배점이 15점에서 20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35점으로 2017년 대비 20점이나 상승했다. 기업대상 교차판매 KPI도 종전 15점에서 20점으로 5점 상향됐다.
 


유동수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업은행은 지속적으로 지적받은 일명 꺾기 영업의 배경에 본사 KPI가 원인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매년 교차판매에 대한 KPI 배점을 늘린 게 일선의 꺾기 영업을 장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올해 KPI를 개편하면서 교차판매 항목 대신 '고객기반 성장' 항목을 신설했는데 이는 기존 교차판매 실적과 더불어 핵심고객수, 우수고객수 등의 항목을 묶었다.

교차판매 KPI 배점은 사라졌지만 교차판매 항목이 포함된 고객관리부문 배점이 기존 150점에서 210점으로 확대된 점에서 실제 점수에서 교차판매 비중은 오히려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은 꺾기 의심사례와 금액을 기록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자의 자주적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이라는 국책은행 설립목적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코로나시대 끼워팔기로 청년·소상공인의 희망 꺾기 행위에 대해 따져 묻겠다”며 “신종꺾기 방지를 위한 감독규제 확대 적용 등을 포함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은 물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꺾기방지 자구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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