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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하려는데 3개월째 전화 안받아...알뜰폰 고객센터 불통에 소비자들 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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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하려는데 3개월째 전화 안받아...알뜰폰 고객센터 불통에 소비자들 열불
영세업자 많아 고객센터 인프라 턱없이 부족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01.27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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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서울에 사는 정 모(남)씨는 아이즈모바일 알뜰폰을 사용하다 해지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하려 했지만 3개월이 넘도록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해지 내용을 회사 메일로도 보냈지만 어떤 응답도 오지 않았다. 

정 씨는 “해지를 하고 싶어도 업체에서 일부러 (전화를)안 받는 느낌이다. 3개월째 요금만 빠져나가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례 2. 고양에 사는 박 모(여)씨의 모친은 KT엠모바일 알뜰폰을 사용 중이다. 월 1만 원대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지난해 9월 요금이 8만 원대로 명시되자 의문이 들어 고객센터로 문의하려 했지만 연결이 쉽게 되지 않았다.

박 씨는 “하도 고객센터에 연결이 안 돼서 노인 상대로 사기 치려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사례 3. 수원에 사는 이 모(남)씨는 알뜰폰 요금제를 쓰고 싶어 기존 통신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SKT 7모바일로 이동하려다 개통이 수 일째 진행되지 못해 불편함을 겪었다. 고객센터로 수 십 번을 전화해도 받지 않고 카카오톡 응대 서비스 역시 질문만 읽고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이 씨는 “업무 특성상 전화를 자주 해야 하는데 알뜰폰을 사용하려다 괜히 큰 손해만 입게 될 판”이라면서 “알뜰폰을 쓰려다 내 번호는 그냥 없는 번호가 됐다”고 말했다.

#사례 4. 전북에 사는 김 모(여)씨는 에넥스텔레콤 가입자다. 지난해부터 통신사 변경을 위해 에넥스텔레콤 고객센터로 연결을 시도했지만 한 달이 가까운 시간이 지나가도록 연결 없이 요금만 지불하고 있다고. 

김 씨는 “센터에 전화할 때마다 5분 넘게 기다리는데 전혀 통화가 되지 않는다. 저렴한 요금제를 쓰려고 알뜰폰에 가입하다 인내심만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자급제폰의 확산으로 어르신뿐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서도 알뜰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가파른 성장세에 비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경우 고객센터 인력이 최대 7000명을 웃돌지만 알뜰폰 업체의 경우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 업체를 제외하면 수십 명 정도에 불과하다.

오프라인 매장이 부족한 알뜰폰 특성상 유선,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고객 케어가 대부분인데 인력 문제로 사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해지나 결제방법 변경 등을 문의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도 수일, 길게는 한 달 이상 연락이 안 됐다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유통마진을 줄인 저렴한 요금제 등이 장점인 만큼 통신 3사처럼 여유있게 고객센터 직원을 두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알뜰픈 특성상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가 많아 인력 충원이나 전산시스템 개선에 비용을 투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무약정 유심제 고객이 많고 프로모션에 따라 고객 이탈도 수시로 이루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인력 보충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 수요가 몰려 고객센터 연결이 더 어려워지는 이유다.

그러나 알뜰폰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급제 문화가 확산되면서 2030 세대에서도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사후 관리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등장하면 성장 동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객센터가 유료인 경우 대기만 해도 요금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체들도 나름의 개선 여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과기정통부 점검 결과 일부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은 콜센터 규모의 정량기준인 '가입자 1만 명당 콜센터 직원 1명'에도 미달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인력 충원을 약속한 바 있다.

시스템 개편에도 한창이다. 아이즈모바일 관계자는 “2월부터 외주 업체를 바꿔 고객 케어 질이나 연결 속도 등에서 더 나아질 것”이라 말했다. 

미디어로그는 이달부터 메신저 기반의 채팅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U+알뜰모바일 다이렉트몰에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희망하는 시간 대기 없이 개통 가능한 ‘셀프 개통’, 유심카드 신청 서비스 등이 가능하게끔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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