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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주-은행 사외이사 겸직자 재선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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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주-은행 사외이사 겸직자 재선임 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3.07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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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와 자회사인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의 사외이사 겸직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겸직자를 전원 재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률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금융계에서 지주사와 자회사인 은행간 사외이사가 겸직하는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경영 자율성 보장 차원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여성 신임 사외이사로 송수영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와 함께 올해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에 대한 재선임안건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전날 열린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기존 사외이사 5명(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박수만, 김준호)에 대한 사외이사 재선임 후보 추천이 의결됐다.

사외이사 5명 중에서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사외이사는 지난 2019년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 금융지주-자회사 사외이사 겸직은 합법... 은행 수익비중 높은 특성 반영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자회사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국내 4대 상장 금융지주 중에서도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와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 모두 금융지주와 은행, 증권, 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 사외이사가 별도로 분리되어있다. 지방금융지주 3사 역시 지주사와 은행 사외이사는 겸직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한 우리은행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주요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분할매각하는 과점주주 형식의 민영화를 진행했다. 

이후 2019년 3월 우리은행 주식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됐고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우리은행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겸직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3명 모두 과점주주 추천 인사들이다. 노성태 이사는 한화생명, 박상용 이사는 키움증권, 정찬형 이사는 한국투자증권 추천 인사다. 

우리은행의 남은 2명의 사외이사 중에서 박수만 사외이사는 장동우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로 임명됐고 김준호 사외이사도 지주사 출범 전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신상훈 이사의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로 임명됐다. 

이 중 장동우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인 IMM PE 측 인사로 실질적으로는 우리은행 사외이사 5명 중 4명은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셈이다. 

금융지주 및 자회사 사외이사 겸직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 및 그 회사의 계열사의 상근 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를 맡거나 최근 3년 간 상근 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를 맡은 경우에만 겸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의 겸직이라면 문제될 수 있지만 경영이 아닌 감시가 주된 기능인 사외이사의 경우 모회사 사외이사가 겸직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이나 모순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도 반영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은행 수익 비중이 높고 지주사 설립이 늦은 우리금융만의 특수한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다. 작년 말 기준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자회사 순이익 비중은 17.2%를 기록해 30~40%를 상회하는 타 금융지주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올해가 금융지주 출범 4년차이고 더불어 완전 민영화 원년이라는 점에서 이사회의 다양성과 은행 자회사의 독립경영 제고 차원에서 장기적으로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수익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금융만의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면서 "향후 비은행 자회사가 많아지는 등 사업영역이 확대되면 결과적으로는 사외이사진 분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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