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임명 발표 직후 숙대 총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섬기는 리더십의 모습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당선자의 태도가 내가 생각해 왔던 리더십 스타일과 맞다고 생각했다"고 수락배경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후 4시쯤 이 당선자의 전화를 받고 그 자리에서 열심히 잘 하겠다고 수락했다"면서 "(당선자는) `국정운영 방향이나 실용주의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철학을 잘 알고 있으니까, 국가 발전에 협력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예정된 회견시간보다 10분 일찍 회견장에 도착한 이 위원장은 시종 환한 표정이었으며 "임명장을 받기 전이라 인사만 드리면 되지 않나 생각하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망설이다가 인수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된 이유는.
▲섬기는 리더십의 모습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당선자의 태도가 그간 내가 생각해 왔던 리더십 스타일과 맞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인수위원장이 되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섬기고, 새 정부가 열심히 일하도록 인수업무를 잘 수행하고, 새 정부가 밑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당선자의 국정운영 철학을 잘 표현하도록 해드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선대위원장은 거부했는데 이번에는 받아들인 이유는.
▲학교가 방학기간이고, 2개월만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어서 기간도 짧다. 또 나는 실용주의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니까 열심히 해서,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임기가 끝나면 학교로 돌아오나. 다른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다.
▲지금 내가 담당한 것은 인수위를 열심히 잘 하는 것이다.
--어떤 소신과 원칙으로 운영할 계획인가.
▲새 정부가 우리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잘 섬기는 정부가 되도록 방향을 잘 세웠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기자회견 자리를 다시 만들겠다. 며칠 동안은 기자들이 인수위원장 임명해 간 것 아니냐.(웃음)
--향후 인수위에서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무엇인가.
▲경제살리기와 교육에 당선자가 우선 순위를 두는 것 같다. 우선순위와 경중을 가려보는 작업을 해야 될 것이다.
--본인 발탁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아마 일하는 총장의 이미지를 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실용주의적 이미지가 많이 부각돼 있고, 그 부분이 가장 인정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당선자와 친분은.
▲당선자의 서울시장 재임 중 각 대학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연구프로젝트를 같이할 기회가 많았고, 서울시에서 주는 장학금 수여식 등에서 뵐 기회가 있었다. 또 제가 서울시향 이사장을 하고 있다. 일을 통해 만났다.
--6.3동지회 인연도 있지않나.
▲이 당선자가 고대 학생회장을 했고, 나도 당시 숙대 학생회장을 했는데 같이 활동한 것은 아니고 각자 했다.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다.
▲11대 국회의원을 해서 한 번의 국정 경험은 있다. 학교운영이 국정운영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아닐 듯 하다.
--80년대 국보위 입법위원, 84년 삼성 사외이사 경력이 논란인데.
▲국보위 건은 역사적으로 평가를 다 내린 것 같다. 27년 전 일인데 열심히 일 하겠다. 삼성 사외이사는 회사 운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서 활용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사외이사를 안 하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정권교체에 기여한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떤 조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이 뚜렷하게 세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에 공감한다면 국가를 미래로 발전시키는 데에 있어 상당한 도움을 서로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들의 반응은.
▲안쓰러워 한다.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잘 감당하도록 지켜봐 줄 것이다.
--당선자가 인수위원장만 맡아달라고 한 것인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 그거 하나지 뭐 다른 게 있나.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지면 맡을 의향이 있나.
▲오늘 오후 4시에 전화를 받아서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운전기사도 없어서 사실 비서실장의 차를 타고 왔다. 그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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