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9개국에서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았으며 필수신고국인 EU,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임의신고국인 영국 등 총 5개국에게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필수신고국은 기업결합 관련 필수 규정이 있는 국가이며 임의신고국은 기업결합 규정이 없어 신고가 필수는 아니지만 향후 당국 조사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신고한 국가를 뜻한다.

2020년 11월 16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추진을 발표한 이후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 바 있다.
남은 5개 국 중 최대 난관으로 거론되는 EU의 승인은 과거 비슷한 사례를 통해 보면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2011년 그리스 사례가 현재 상황과 가장 유사한데, 승인을 2차례 거절했던 EU가 결국 승인한 사례다.
당시 그리스 내 1, 2등이었던 에게항공과 올림픽항공은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두 회사가 합병된다면 그리스 항공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게 됨으로 독점을 우려한 EU에서는 최초 승인을 거절했다. 하지만 파산 위기에 놓인 올림픽항공을 인수할 회사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EU는 에게항공의 올림픽항공 인수합병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상황도 비슷하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회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고 평가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와 깊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항공사업 특성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파산한다면 한국-유럽행 운항편이 줄게 돼 EU에게도 좋지 않다. 또한 합병이 된다 해도 중복되는 유럽행 직항 노선은 단지 4개일 것으로 예상되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한국인 탑승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EU 입장에서 손해 볼 일이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EU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결국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경쟁당국의 심사 또한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미국은 항공 기업결합심사가 2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1단계 승인 절차를 완료했고 2단계에 필요한 자료 또한 준비를 완료했다. 향후 미국 경쟁당국 절차에 따라 2단계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 기업심사 승인을 위해 가용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며 “EU, 미국, 중국 등 남은 국가들의 심사는 절차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중이다”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