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퀀텀점프를 위한 사업 재정비 작업을 마치고 김 부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 회장은 2016년과 2018년 잇달아 매출 100조 시대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영환경에 따라 목표 도달 시점은 2020년에서 2023년으로 조정됐지만 도약을 위한 상징인 100조 원은 바뀌지 않았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실시하면서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인사에 앞서 한화는 방산사업을 한데 모으는 사업재편도 단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지분을 지닌 한화디펜스를 흡수하고, (주)한화에서 인적분할한 방산 부문도 합병하기로 했다.
그룹 내에서 방산을 담당하던 곳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주)한화 방산 부문, 한화시스템(대표 어성철) 등 4곳에서 2곳으로 재편됐다.
김동관 부회장은 통합된 방산 부문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로서 전략부문을 이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대표 계열사인 한화솔루션과 (주)한화 전략부문 CEO를 맡고 있기도 하다.
태양광과 방산, 우주 등 한화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이 모두 김 부회장 손에서 컨트롤 된다.
한화그룹의 매출 성장 열쇠를 김 부회장이 지닌 셈이다. 김 부회장 입장에서는 김 회장이 자신을 위해 꾸린 조직을 활용해 그룹의 외형을 키워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한화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58조 원이다. 전년 대비 13% 늘긴 했지만 100조를 목표로 삼은 입장에서는 거리감이 있다.
김 부회장은 그린에너지와 우주항공사업의 중장기 전략 모색과 투자에서 그룹 성장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을 미국과 유럽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처럼 방산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성과를 내게 만들어야 한다.
김 부회장은 승진 후 곧장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 76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 추진에 있어 사업 통찰력과 경험을 쌓아 왔는데 앞으로도 한화의 글로벌 사업 역량 확대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럼 기간 김 부회장은 대니얼 예긴 S&P글로벌 부회장, 팻 겔싱어 인텔 CEO 등과 만나 한화의 미래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에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태양광 부문으로 양국 경제 동맹 확대를 제안했다.
한화 내부에서도 구성원들의 지지기반이 크다. 인성이 좋고 직원들과 소통능력도 뛰어난데다 태양광 등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가 풍부해 김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이 에너지·태양광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삼남 김동선 상무가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그룹 승계구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 2015년 한화큐셀 상무로 영입됐다. 그해 전무로 승진했으며 2019년 부사장,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이 됐다. 이후 2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