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4월 말 부사장급 임원들에게 자기회사 주식 매입을 독려한 이후 지분을 보유한 임원 비중은 16.3%에서 27.7%로 높아졌다. 주식 매입 행렬은 올해 6월까지 이어졌다.
자기회사 주식을 새롭게 매입한 임원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가 있기 전 전무·상무급 임원들이 기존 부사장들보다 더 많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정기인사부터 부사장과 전무 직위가 부사장으로 통합됐다.
보유 주식 평가액이 가장 높은 임원은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으로 116억 원(4일 종가 기준)에 달했다. 진교영 사장과 정은승 사장, 서병훈 부사장, 남석우 부사장 등 4명은 10억 원 이상의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부사장 이상 여성 임원은 14명인데 자기회사 주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삼성전자 부사장 이상 임원 361명의 최근 5년간 자기회사 주식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0명(27.7%, 4일 기준)이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의 자기회사 주식 보유 비중은 4월을 기점으로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말 역대급 실적흐름에도 불구 주가가 6만 원대에 장기간 머무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부사장 이상 고위 임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자기회사 주식을 독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한 임원 수는 59명에서 41명이 늘었다.
앞서 3월에는 한종희 부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박학규 CFO(사장)가 각각 1만 주, 8000주, 6000주를 샀다.
이어 회사의 독려 메일이 발송된 이후 경계현 대표(사장) 등 임원들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 행렬이 이어졌다.
4월 26일 경 대표에 이어 4월에만 7명의 임원이 자기회사 주식을 샀다. 5월에는 19명으로 더 늘었다. 6월에도 10명의 임원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했는데, 7월부터는 잠잠해진 모습이다. 7월에는 2명으로 크게 줄었고 8월 1명, 9월 3명이다.

정현호 사업지원TF장, 강인엽 사장(미주담당), 박용인 사장(시스템 LSI사업부), 승현준 사장(삼성리서치),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임영빈 의료사업일류화추진단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사장(북미총괄), 황득규 중국전략협력실장 등은 자기회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
김수목 법무실장과 이인용 사장 등은 4월 들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해 대조된다.
삼성전자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 독려 이후 실제 매입에 나선 임원들을 살펴보면 직위 통합 전 부사장(20명)들 보다 지난해 인사 전 전무·상무였던 임원들이 23명으로 더 많다.
부사장급 고위 임원들 중에서는 강현석 서남아총괄, 고승환 영상디스플레이 구매팀장, 구자흠 부사장(파운드리 기술개발), 권태훈 부사장(재경팀 담당 임원), 권환준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담당임원 등이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 중 자기회사 주식 평가액이 가장 큰 인물은 김기남 회장이다. 지난 4월 1만 주를 추가로 매입한 김 회장은 현재 21만 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 중이다. 주식가치는 115억9200만 원이다.
이어 진교영 종합기술원장(사장) 17억9400만 원, 서병훈 IR팀장(부사장) 15억4560만 원, 정은승 사장(DS부문 CTO) 14억484만 원, 남석우 부사장(DS부문 CSO) 13억3032만 원 순이다. 서 부사장의 경우 43년간 장기근속 중인 ‘삼성맨’이다.
경계현 대표와 박학규 CFO도 보유 주식 가치가 10억 원에 육박한다. 고대곤 부사장과 한종희 부회장, 이정배 사장 등이 8억 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부사장급 임원 100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총 393억9185만 원이다.
부사장 이상 여성 임원 14명 중에서는 자기회사 주식을 보유한 인물이 없다. 향혜순 생활가전CX팀장과 김경희 생활가전 전략마케팅 담당임원은 재직기간이 56년, 46년으로 길지만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일부 경영진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꾸준히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으며, 강압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경영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고위 임원일지라도 자기회사 주식 매입 등에 대한 부담을 회사 차원에서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