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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부실·점포 폐쇄 지적에 은행장들 "조직 문화 개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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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부실·점포 폐쇄 지적에 은행장들 "조직 문화 개선 하겠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10.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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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내부통제 부실과 무분별한 점포 통·폐합 논란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사모펀드 사태에 이어 은행 내부직원에 의한 횡령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제도개선보다 은행 내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은행 점포 통·폐합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각 은행별로 실시하는 점포폐쇄 공동절차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반복적으로 제시됐다. 
 

▲ 11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4대 시중은행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농협은행은 권준학 행장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대신 참석했다.
▲ 11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4대 시중은행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농협은행은 권준학 행장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대신 참석했다.
◆ 내부통제 지적에..."조직문화·직원윤리 의식 개선 필요" 고개 숙여

은행권 횡령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정무위원들은 제도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수익 중심의 은행권 문화가 개선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윤상현 위원은 "결국 의식의 문제인데 근저에 있는 문화가 문제"라면서 "최고 경영진이 최고의 실적을 내야한다는 의지 때문에 매출은 늘리고 비용을 최소화하는데서 내부통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양정숙 위원도 "우리은행에서는 700억 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하고 하나은행과 단위 농협은 6년 연속,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5년 연속으로 발생했다"면서 "횡령사고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각 은행장들은 위원들 지적에 향후 최고경영자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내부통제체계를 확고히 잡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내부통제 개선의 핵심을 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와 조직문화 개선으로 꼽았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사고가 일어나면 예방 조직을 마련하고 프로세스 개선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제도 개선보다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데 공감한다"면서 "직원 윤리의식과 고발의식을 강화하고 일벌백계해서 경각심을 일으키는 등 조직문화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내부통제에 대해서는 늘 화두가 되어왔는데 제도적 문제보다는 구성원 의식이 중요하다"면서 "직원 윤리의식을 강하게 고취시키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대출금리 인상 문제 그리고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은행들이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소병철 위원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고령자가 많은 지역에서의 은행 점포 폐쇄는 금융 접근성이 차단되는 결과"라면서 "비대면 ATM은 범죄에 취약하기도 하고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를 제출하지만 평가 기준이 일률적이고 형식적이라는 점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평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비수도권 지역의 은행 점포 폐쇄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점포 폐쇄시 은행 간 협의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면서 "금감원 차원에서 중재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지 살펴보고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도 소외지역 점포 운영부분 가점을 많이 높이는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하나-외환은행 통합 과정에서 280여 개 점포를 줄였는데 이 중 4분의 3은 1km 이내 근거리였다"면서 "사전영향평가를 통해 3개 정도 반려시킨 사례도 있고 지방 지역을 최소화하고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채용비리·알뜰폰 사업 등 집중 타겟된 KB국민은행

이 날 국감에서는 KB국민은행이 정무위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아 화제가 되었다.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과 알뜰폰 사업 실적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과거 채용비리로 인한 부정입사자가 몇 명 정도 되는지에 대한 민병덕 위원 질의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정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수 백명 정도 재직 중"이라고 언급했다.

피해자 구제 대책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 행장은 "채용절차가 끝나면 관련 정보를 폐기해 누가 피해자인지 특정할 수 없다"면서 "지금은 취약계층, 다문화,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별도 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에서 채용비리를 저지른 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2018년에 제정된 은행권 공동 채용규멉에 의거 아웃소싱으로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심사위원이 매긴 점수를 조정하지 않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 경제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윤영덕 위원은 "금감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매출액이 320억 원, 영업이익이 -184억 원이었다"면서 "적자규모가 큰데 알뜰폰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 행장은 "알뜰폰 사업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비용이 있었고 비즈니스가 정상궤도로 올라가려면 초기에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라며 "리브엠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이고 조금 지나면 BEP(손익분기점)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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