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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파업 선택한 기아 귀족 노조, 집단 이기주의에 소비자는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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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파업 선택한 기아 귀족 노조, 집단 이기주의에 소비자는 뒷전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10.1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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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조가 1년 만에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 완성차 중 유일하게 파업을 결정했다. 임금인상안은 합의점을 찾았으나 노조가 ‘퇴직자 복지 축소’에 반발한 탓이다. 

해외투자 철회, 3만 명 고용 안정성 보장 등 다른 협상 결렬 사유도 있지만 파업의 주요 원인은 퇴직자 복지 축소에 있다.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에 2년에 한 번 자사 차량 구매 시 연령 제한 없이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사측은 이번 합의안에서 경영 부담 등의 사유로 할인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연령 대상도 평생에서 75세로 제한하는 한편 할인율도 25%로 낮추길 희망했다. 대신 만 60세 임금을 59세 기본급의 90%에서 9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기아 임직원의 55.4%가 50세 이상이다보니 퇴직 후 혜택 축소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타이밍이 너무 아쉽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내수 판매량은 물론 신차출고, 부품수급까지 다방면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기아의 경우 이달 기준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제도로 인해 전기차 수출 차질로 회사 수출 실적에 큰 부담까지 예상된다.

어느 때보다 노사의 단단한 내부적 결속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임금 갈등도 아닌 퇴직자 복지 축소로 파업을 감행해야 하는 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신차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퇴직자에게 큰 폭의 할인 혜택을 평생 제공하면 회사는 경영 부담이 커지며 재직자에게도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가격 인상 부담을 몸소 겪게 되는 소비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연봉이 적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 기아 직원의 평균 연봉은 업계 최초로 1억 원을 돌파한 1억100만 원이다. 생산직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단협에선 사측이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00%+550만 원까지 제시했다. 

기아 노조는 최근 10년간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진행했다.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한 파업인지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조직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기아 노조는 오는 13일 2시간 파업, 14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25일 쟁대위가 열리기 전까지는 일반·생산 특근도 거부한다. 집단 이기주의에 소비자는 철저히 배제한 악수(惡手)를 두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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