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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밸로프, '드루와 던전' 유저 아이템 빼앗고 환불 안해주려 까다로운 조건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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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밸로프, '드루와 던전' 유저 아이템 빼앗고 환불 안해주려 까다로운 조건 달아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12.23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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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로프(대표 신재명)의 ‘드루와 던전’이 유료 아이템을 일방적으로 회수한 데 이어 약속한 환불마저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유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밸로프는 지난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게임 리퍼블리싱 전문 기업이다.

밸로프 운영진 측은 시즌 패스로 획득한 36개의 아이템을 정확하게 수량을 맞춰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결제 금액을 환불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환불이 진행될 줄 모르고 플레이하면서 일부라도 사용한 경우에는 환불 창구가 아예 막힌 것. 그렇다 보니 게임업계에서도 환불을 막기 위한 ‘꼼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12월20일 관련 기사: 밸로프, '드루와 던전' 아이템 퍼주고는 뒤늦게 실수라며 다 뺏어가...황당한 유저들 ‘뿔’)

환불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보상 아이템이 지급되지만 기존에 회수당한 아이템에 비해서는 가치가 낮아 유저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밸로프가 13일 ‘시즌 패스’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일부 회수하면서 벌어졌다. 시즌 패스란 정해진 미션을 클리어하면 게임 내에서 필요한 다량의 재화를 획득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하 BM)로, 최근 많은 게임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BM이다.

'드루와 던전'에서는 3만3000원을 결제하면 시즌 패스를 진행할 수 있고 진척도에 따라 ‘시즌 패스 코인’을 얻을 수 있다. 코인은 ‘시즌 패스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시즌 패스 출시 직후 ‘옵션 이전권’이라는 아이템 120개를 4000포인트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유저들이 시즌 패스를 결제했다.

▲문제가 된 시즌 패스 상점의 '옵션 이전권'. 120개라고 표시돼 있지만 업체는 오지급이라며 모두 회수해 갔다
▲문제가 된 시즌 패스 상점의 '옵션 이전권'. 120개라고 표시돼 있지만 업체는 오지급이라며 모두 회수해 갔다

하지만 밸로프는 13일 공지를 통해 “개발팀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어 옵션 이전권이 오지급됐다”며 아이템을 한 개만 남기고 모두 일방적으로 회수했다. 옵션 이전권 120개를 위해 시즌 패스를 구매한 유저들은 업체 측의 독단적 운영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0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자 같은 날 밸로프는 “옵션 이전권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원하는 유저들에 한해 시즌 패스를 환불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유저라면 환불 조건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까다로워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환불 조건은 시즌 패스를 통해 지급된 36개 아이템을 정확하게 수량을 맞춰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여기에는 골드와 같은 일반 재화도 있어 만약 이를 조금이라도 소모했다면 환불은 불가능해진다.

유저들은 이를 두고 “장난하는건가” “이건 환불 안하겠다는 소리” “대체 어떤 유저가 (환불 가능성을) 기다리며 재화를 모아두나” “그냥 게임을 안 하는 게 속편할 듯” “이젠 포기하고 다른 게임으로 간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불 공지와 환불 시 필요한 아이템 리스트. 36가지 중 단 한 개라도 아이템을 썼다면 환불은 불가능하다
▲환불 공지와 환불 시 필요한 아이템 리스트. 36가지 중 단 한 개라도 아이템을 썼다면 환불은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밸로프라는 회사와 ‘드루와 던전’의 낮은 인지도에 가려져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시즌 패스 환불에 이렇게 조건을 달아둔다면 환불을 받을 수 있는 유저는 당연히 거의 없을 것”이라며 “누가 봐도 환불을 해주지 않기 위한 업체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임에도 밸로프라는 회사와 드루와 던전이라는 게임의 낮은 인지도에 문제가 가려지고 있다”며 “만약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대형 게임사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시위 트럭이 수십대는 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밸로프 관계자는 “만약 아이템을 모두 회수하지 않고 환불 후 보상 조치한다면 시즌패스를 구매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며 “형평성을 위해 이 같은 환불 및 보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밸로프는 게임 리퍼블리싱 전문 기업으로 지난 10월 코스닥 상장 이전부터 직접 서비스 하고 있는 다수의 게임에서 독단적 운영 문제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올해 초에도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밸로프가 서비스 중인 리듬 게임 '알투비트'의 아이템 결제 오류에 대해 보도했다. 오류로 결제한 아이템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유저들이 수 차례 항의했지만 밸로프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본지 보도 이후에야 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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