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은행의 은행장 경영공백 시절 직무대행을 지내고 차기 은행장으로 선임됐던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19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확정했다고 밝혔다.
빈 내정자는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2013년 경영진으로 선임되어 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및 미래채널본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 4월에는 부산은행의 은행장 경영공백 발생 당시 직무대행에 선임된 바 있다. 이후 2017년 9월 은행장으로 선임돼 2021년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인물이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김지완 전 회장이 자녀 문제로 중도 사임을 결정하면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잡음이 불거졌다.
당시 승계 규정을 외부 추천 인사까지 후보군 포함이 가능토록 변경하면서 낙하산 인사설도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1차 인선 당시 차기 후보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과거 주요 금융권 인사가 거론되면서 관치금융 논란에 힘을 더했다.
이후 숏리스트 발표에서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안감찬 부산은행장 등 3명으로 추려지면서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외부인사의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사그러들지 않던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는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 선정에 있어 정치권 보은인사·올드보이·모피아 인사 등이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특히 BNK금융지주는 지역경제사회 활성화를 위한 기관으로 자금조달규모가 약해 지방은행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공공재기에 인사에 신중을 기여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사 결과에 대해 금융노조 관계자는 "10월부터 시작한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 됐다"며 "외풍이 차단되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지역을 잘 아는 후보가 선임돼서 안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빈 내정자는 학력 파벌 논란과도 거리가 먼 인물이다. BNK금융은 이장호 전 회장과 성세환 전 회장이 동아대 출신으로 파벌이 형성됐다가 김지완 회장 체제로 들어서 부산상고와 부산대 출신 파벌이 형성됐다는 설이 있었다.
빈 내정자는 부산 동래원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대 법학과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향후 파벌 논란을 일축시킬 것을 내부에서 기대하고 있다.
다만 BNK금융지주 전 회장들이 줄줄이 불명예로 퇴임하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불안도 들끓는 상황이다.
김지완 전 회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녀와 관련한 그룹 차원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과 채권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임을 결정했다.
앞서 1대 이장호 회장은 이영복 엘시티(LCT) 회장으로부터 부산은행 대출을 알선해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고 2대 성세환 회장 역시 주가 조작, 채용 비리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 회장이 줄줄이 불명예 퇴직을 하면서 당시 임기만료 시기 외압 의혹도 있었던 상황이다"라며 "빈 내정자는 내부 경영에 정통하고 파벌 싸움에도 속하지 않는 인물로 알고 있는데 과도기를 거쳐 향후 조직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