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9조4246억 원)과 영업이익(1조1828억 원)이 전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4분기 들어 스마트폰, TV, PC 등 IT 제품의 수요 절벽으로 인해 수익성이 3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 상반기까지는 실적 호조를 쉽게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는 본격적 체질 개선에 나서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장덕현 대표 체제로 바뀐 삼성전기는 같은 해 5월 한화솔루션에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600억 원에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 비중을 줄였다. 대신 고성능 반도체·미래차량 부품으로 꼽히는 '플립칩 볼그레이드 어레이' 인프라 구축에는 1조6000억 원을 쏟아붓는 통 큰 투자를 진행했다.
전장 등 성장하는 분야에서의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 정기 조직개편에서 주력 사업부인 광학통신솔루션, 패키지솔루션, 컴포넌트 사업부 전체에 전장사업팀까지 구성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처음으로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15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MLCC가 3배 더 필요한데 올해는 전년 대비 30%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자율기술 카메라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주요 거래선 확대와 핵심부품 내재화 거래선 다변화 등 올해는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전망은 밝다. 지난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올해 점유율이 13%로 기존 4%에서 3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최대 점유율이며 일본 TDK(20%→ 16%), 타이요 유덴(18%→13%)과 비슷한 수치다.
삼성전기는 이같은 투자를 뒷받침할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2년 연속 40%대를 유지하고 있고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2126억 원으로 전년(9011억 원) 대비 34.5% 증가했다. 투자 여력이 늘어났고 영업이익률도 3년째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