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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의점 상비약 배달에 반기든 약사회...소비자 편의는 안중 없고 밥그릇 챙기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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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의점 상비약 배달에 반기든 약사회...소비자 편의는 안중 없고 밥그릇 챙기기만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3.02.21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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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편의점 상비약 배달 추진에 나섰지만 약사회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약사회는 배달 과정에서 의약품 오배달, 변질 가능성, 마약류 오남용 등을 우려해 상비약 배달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편의는 무시한 채 약국의 밥그릇 챙기기란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통상 약국은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 공공심야약국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전국에 50여개 뿐이며, 이마저도 오후 8시에 운영을 마친 뒤 10시에 운영을 재개해 새벽 1시에 마감하는 식이다. 공공심야약국으로 영업 시간이 늘어난 건 사실이나 밤 10시 재개 전까지 2시간의 공백, 24시간 운영이 아니라는 점은 소비자에게 여전히 불편을 초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하고 있어 배달 기사와 매칭만 된다면 상비약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살고 있어 외출이 힘든 소비자에게는 환영할만 한 소식이다.

약사회의 약물 오남용 우려도 어색한 주장이다. 배민은 기존에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비약을 빠르게 배달하고자 하는 것일 뿐, 의약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겠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편의점에서 제한없이 비상상비약을 구매할 수있다. 복약지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배민이 의약품을 배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약사들의 반발은 취약계층 소비자들의 편의와 복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반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가구비율은 33.4%로 지난 2000년(15.5%)과 비교해 급증했다. 세 집 건너 한 집은 1인 가구인 것이다. 앞으로 1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홀자 살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비상약 배달은 그만큼 절실할 수있다. 상비약 배송이 허용되면 혼자 살아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 외출 없이 쉽게 약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약 배달 제도화에 대해 "약사회와 약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 배달을 강행할 계획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국민들의 수요를 위해 약사회가 선제적으로 협의안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멘트도 당국이 약사회 눈치를 얼마나 보고 있는지 반증한다. 

배달의민족의 편의점 상비약 배달에 대해 약사회가 거는 딴지는 지난 2010년 초반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도입을 논할 당시와 똑같은 모습이다.

그때도 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 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후 만 4년 간 이뤄진 조사에서 당시 우려할만 한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 약사회는 당장의 잇속을 챙기기 보다는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의 측면에서 대승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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