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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디딤펀드' 잘 될까?...'BF 활성화에 도움' vs. '단순 브랜드화로 경쟁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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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 '디딤펀드' 잘 될까?...'BF 활성화에 도움' vs. '단순 브랜드화로 경쟁력 없어'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7.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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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회장 서유석)가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밸런스펀드(BF) 활성화를 위해 자산배분형 연금펀드 브랜드 '디딤펀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BF 상품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전망과 단순 브랜드화만으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별화가 어렵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자산운용사별 대표 BF를 '디딤펀드'로 이름 짓고 브랜드 론칭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약 25개 운용사가 각 사별 대표 BF 상품을 준비 중이며 판매사 연금펀드의 DC(확정기여)·IRP(개인형 퇴직연금) 라인업에 '디딤펀드' 상품이 추가될 예정이다. 금투협은 금융감독원·퇴직연금 펀드 판매 증권사와의 협의를 통해 9월 하순 '디딤펀드'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에서 고를 수 있는 퇴직연금 펀드 상품으로는 크게 생애주기펀드(TDF)와 밸런스펀드(BF)가 있다.

TDF는 사전에 투자 목표 시점을 정하고 운용기간이 흐름에 따라 위험자산(주식 등)과 안전자산(채권 등)의 비중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펀드다. 가입 시 투자자가 예상하는 은퇴 목표 시점을 정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BF는 펀드 설정 초기에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맞춰 정해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펀드를 뜻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늘어난 비중의 자산은 매각하고 줄어든 비중의 자산은 사들여서 처음에 설정한 투자 비중을 맞추는 리밸런싱 작업이 이뤄진다. 

금투협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 대비 위축된 BF 활성화 차원에서 운용사들의 공동 브랜드인 '디딤펀드'를 고안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퇴직연금 고객에게 자산배분형 펀드 상품으로 또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TDF와 달리 BF는 상품 유형이 다양하고 집중화가 이뤄지지 않아 인지도가 낮은 측면이 있다"라며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BF를 육성하기 위해 공동 브랜드를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연금 가입자가 필요할 때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쉽지 않은데, 자산배분형 상품은 운용사가 이를 대체해 주는 장점이 있다"라며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배분이 자동으로 이뤄지길 원한다면 TDF를, 자산배분 비중이 유지되기를 원한다면 디딤펀드를 고르면 된다"라고 밝혔다.

'디딤펀드'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TDF 위주의 퇴직연금 펀드 시장에 대안 투자 옵션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배분형 펀드는 과거 성과 부진으로 고객에게 외면받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연금에 적합한 전략"이라며 "디딤펀드가 고객들에게 자산배분형 펀드 시장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기존에도 '디딤펀드'와 유사한 형태의 상품이 존재했던 상황이라 퇴직연금 고객에게 신선함을 주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존 상품과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 상품이 출시되지 않는다면 흥행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자산배분형 펀드의 공동 브랜드 홍보에 따른 효과를 기대해볼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자산배분형 펀드와 차별화된 이점이 없고, 기존 자산배분형 펀드와 유사한 운용스타일이라 디딤펀드를 통한 펀드 투자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기존에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상황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는 이전에도 있었다"라며 "TDF, ETF 등의 다른 상품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금투협은 '디딤펀드'가 자산운용사의 대표 BF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고객의 접근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운용사가 '디딤펀드' 상품을 하나만 할 수 있게 해 대표펀드로서 자산배분 역량을 집중하고 상품 관리에 신경 쓰도록 했다"라며 "또한 MTS에서 자산배분형 펀드와 관련된 독립 카테고리를 만들어 퇴직연금 고객이 쉽게 상품을 검색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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