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개 은행계 증권사 중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등 3곳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사 중 하이투자증권(대표 성무용)은 상반기 8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대표 서정학)과 BNK투자증권(대표 신명호)도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은행계 증권사 중 올해 상반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이 4650억 원으로 12.4% 증가한 가운데 운용투자손익 및 관련 이자 수익도 5426억 원으로 10.4% 늘었다. WM 관련 이자 수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1551억 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윤병운 대표의 전폭적 지원 아래 시장 상황 호조 속에서 전 부문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향후 고객 관점의 완성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리스크 관리 및 신규 수익원 다각화를 적극 모색해 양적·질적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376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이익이 늘고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 인식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하나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278.6% 증가한 131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고객 수 증대, 전통 IB 강화, S&T 비즈니스 확장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72억 원 순이익을 기록해 은행계 대형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었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고 금융상품 수수료 이익도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감소가 있었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설명이다.
반면 자기자본 4조 원 미만인 중소형사는 일제히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814억 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 이래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91억 원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이는 부동산 PF 리스크가 심해진 가운데 충당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약 1800억 원에 달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대규모 부동산 PF 충당금을 적립했으며, 충당금 적립 전 당기 순익은 586억 원에 달한다"라며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을 제고해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상반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한 29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BNK투자증권도 61.7% 줄어든 7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상반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실적 격차가 큰 데는 부동산 PF 시장 악화로 인한 IB(기업금융) 부문 수입 감소와 충당금 부담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와 같은 PF 관련 수익이 줄면서 IB부문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 대비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충당금 부담도 심해진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이 계속 얼어붙다 보니 증권사에서 가장 큰 수익원인 IB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대형사는 탄탄한 리테일 기반을 바탕으로 수익을 보충할 수 있지만 규모에 한계가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