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침체에 허덕이던 게임업계가 지난 상반기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과 웹젠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고 오랜 시간 적자를 기록하던 넷마블을 비롯해 컴투스, 네오위즈, 데브시스터즈는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위메이드와 펄어비스도 영업 적자가 축소하며 기분좋은 하반기를 맞았다.
상반기 가장 좋은 실적을 낸 곳은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이다. 매출 1조3729억 원, 영업이익 64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3%, 55%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 호실적은 ‘배틀그라운드’의 업데이트 효과와 인도 지역 서비스 재개가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다크앤다커M’를 중심으로 ‘인조이’ 등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독창적인 게임과 IP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콘텐츠 업데이트로 꾸준히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며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PUBG IP Franchise) 사업을 넓히고, 자체 개발과 소수지분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IP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웹젠(대표 김태영)은 매출 1094억 원, 영업이익 2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4%, 38%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뮤 모나크’의 흥행이 1분기까지 이어진 결과다. 하반기에는 ‘뮤 모나크2’를 공개할 예정이며 지난해 지스타에서 호평을 받은 자체 개발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 역시 하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크게 실적이 개선된 업체는 넷마블(대표 권영식, 김병규)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레이븐2’, ‘아스달 연대기’ 등 출시 작품이 연달아 흥행하며 매출 1조 3674억 원, 영업이익 114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00억 원 가량 늘리며 흑자 전환했다. 하반기 역시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비롯한 다양한 신작들이 준비되고 있다.
도기욱 넷마블 CFO는 “2분기 신작 출시 및 비용 구조 개선 효과로 상장 이래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하반기에도 넷마블 본연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견고한 펀더멘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오위즈(대표 김승철, 배태근)는 매출이 1841억 원으로 3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흥행한 ‘P의 거짓’이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고, ‘브라운 더스트2’가 모바일 매출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자회사 파우게임즈의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가 출시될 예정이며, 라운드8 스튜디오는 ‘P의 거짓 DLC’ 개발과 신규 IP 발굴에 힘쓰며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대표 조길현)는 상반기 매출 1140억 원을 기록하며 2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출시한 ‘쿠키런: 모험의 탑’이 크게 흥행하며 핵심 매출원이 확대됐고, 중국 시장에 선보인 ‘쿠키런: 킹덤’ 역시 이번 호실적을 거들었다. 하반기에는 기존 라이브 서비스들의 신규 업데이트 콘텐츠가 추가되며, ‘쿠키런’의 인도 서비스를 위한 현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컴투스(대표 남재관)는 매출이 3308억 원으로 2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서머너즈 워’ IP와 야구 게임 라인업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고, 전사적 경영 효율화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하반기엔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GODS&DEMONS(가제)’ 등 퍼블리싱 신작이 출시될 예정이다. 또 ‘서머너즈 워: 레기온’과 ‘레전드 서머너’를 비롯한 다양한 자체 개발작 역시 준비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박병무)는 매출이 7668억 원으로 16.6%, 영업이익은 345억 원으로 70.5%나 감소하며 상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이 모두 하반기에 몰려있는 탓이다. 하반기엔 이미 출시한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호연’과 ‘쓰론앤리버티 글로벌’이 출시를 준비 중인 만큼 개선이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는 상반기 매출 4819억 원, 영업이익 1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60.1% 감소했다. 신작이 없다보니 실적 역시 가라앉는 모양새다. 하반기엔 신작 RTS ‘스톰게이트’를 시작으로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SRPG, 루트슈터 등 다양한 신작들을 순차 공개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대표 박관호)는 매출 3327억 원으로 31.4%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617억 원으로 전년보다 250억 가량 적자가 축소됐다. ‘나이트 크로우’의 글로벌 출시와 함께 라이선스 매출이 이끈 성과다. 하반기엔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비롯해 미르M, 미르4의 중국 서비스로 실적 개선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펄어비스(대표 허진영)는 매출 1672억 원으로 1.9%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52억 원으로 전년보다 80억 가량 적자를 줄였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신작 ‘붉은사막’의 마케팅이 본격 시작되는 만큼 당장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은 없을 전망이지만 게임이 출시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