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됐으며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한 곳도 3개사나 됐다.
14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각 사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연결기준 총 3조6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상반기 대형 증권사 순이익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외화 보관증권 시가총액은 1273억 달러로 전년 말보다 22.2% 늘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운용 관련 평가이익 확대 역시 상반기 실적 호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대거 적립함에 따라 올해는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적은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미국 증시를 비롯한 해외주식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년보다 확대됐다"라며 "IB부문에서는 충당금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전통IB, 대체투자 등에서 꾸준히 수익을 기록했으며, 채권 등의 운용자산 평가이익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10대 증권사 중 상반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한 710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브로커리지·IB·자산운용 등 모든 부분에서 고른 성과를 내며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2위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511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자산 1억 원 이상 리테일 고객 규모가 증가하고 금융상품 판매수익도 늘었다"라며 "IB부문에서도 구조화금융, IPO, 인수금융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3위 키움증권(대표 엄주성)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4770억 원이었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확대 속에 전체 주식 수수료 수익이 늘고 우량 PF딜 확대를 통해 IB부문 수익도 증가했다는 것이 키움증권 측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대표 윤병운)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422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시장거래대금 증가 속에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가 개선됐고, IB부문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은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한 376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증권 측은 "트레이딩 및 브로커리지 관련 영업이익이 증가한 가운데 IB부문은 DCM, ECM 등에서 안정적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의 상반기 순이익은 37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2분기 들어 업황에 대한 우려와 달리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 속에 WM, 연금 등 플랫폼 비즈니스, 해외사업 등에서 안정적 성과를 기록했다는 게 미래에셋증권 측의 설명이다.
메리츠증권(대표 장원재·김종민)은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2.4% 증가한 369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측은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 실적 개선으로 자산운용 실적이 크게 증가했고, IB와 리테일 부문 실적도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은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207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고 금융상품 수수료 이익도 증가했으나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의 상반기 순이이익은 13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6% 증가했다. 하나증권 측은 "고객 수 증대, 전통IB 강화, S&T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당기순이익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0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거래대금 감소, 시장 상황 부진의 여파로 증권 수익이 줄었으나, 자산 매각과 기타 수익 반영으로 계열사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